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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탈북청년과 남한 청년이 함께 하는 “통일축구 리그”

2014-04-03

지난달 29일, 서울 합정동 망원유수지 체육공원에 건장한 남북 청년 4,50 여명이 모였습니다.
탈북청년과 남한 청년이 함께하는 “통일축구 리그” 개막을 알리는 날인데요. 탈북 청년과 남한청년이 주축이 돼 만든 축구팀이 매달 넷째 주 토요일 4팀씩 참가해 3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불꽃 튀는 리그전을 펼치게 됩니다.
이날 참가한 선수들의 각오를 들어볼까요?

저희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축구동아리 노다지라고 합니다. 이번에 축구 재밌게 뛰었으면 좋겠구요. 다치는 사람 없이 재밌게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르볼(Le Vol)팀이구요. 불어로 비상이란 뜻인데 남북청년들이 함께 하나가 돼서 같이 운동을 함으로써 단합과 화합과 육체적 건강을 다질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는 성남에 거주하며 축구하고 있는 FC청년이란 팀이구요. 이렇게 만나뵈서 반갑고 앞으로 재밌게 축구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구로동 교회 청년부에 속하는 동아리 팀이구요. 만나서 반갑고 오랜만에 나오게 됐는데 같이 축구하면서 많이 교제하고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탈북청년과 남한 청년들의 “통일 축구리그”는 새터민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우양재단에서 지난 2009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남북 청년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지원하기 위해 공통 관심사를 고민하던 끝에 모두가 좋아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통일 축구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우양재단 박영철 대리의 이야깁니다.

박영철
처음에 남북 청년팀 4팀하고 탈북청년팀 4팀. 축구대회를 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더라구요. 그날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주장들이 탈북청년팀들이 자기네는 언제든지 남한 청년들하고 할 수 있는 여건이 다 갖춰졌는데, 운동장이랑 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 이걸 잡아주는데가 있으면 우리가 어려움 없이 계속 할 수 있겠다 그러더라구요. 여기에 탈북 청년팀하고 남한 청년팀 혼합으로 해서 저희는 통합을 이뤄 내려고 하거든요. 남북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은 많이 없거든요. 그리고 여기에 들어온 숫자가 많지도 않고 그래서 청년들이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축구밖에 없거든요. 남자들 같은 경우는. 여자들은 찻집에 앉아서 수다떨고 그러는데 남자들은 그렇지 못해요. 공하나만 던져주면 미친 듯이 몰거든요. 이런 것을 저희가 캐치를 해가지고 매달 축구리그를 만들었죠.


올해로 벌써 6년째 돼가는 “통일축구대회”는 남북 청년들의 공통 관심사인 축구경기를 통해 자연스런 통합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이들의 만남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혈기왕성한 남북 청년들의 만남은 서로에 대한 선입견과 문화 언어 차이에서 오는 불통 때문에 마음의 문을 열기가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둥근 공 하나가 그들 사이에 놓인 장벽을 허물었습니 다. 남북 청년들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탈북. 남
남북차이란 갭이 있었는데 의사소통 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인가 그런게 있었는데. 같이 공을 차면서 그런 걸 점점 줄여갔고 다 형 동생처럼 같이 뭐 축구팀 전체 원 팀이 돼서 잘 차고 있습니다.


탈북. 남
서로가 모르니까 서로가 서먹서먹한 것. 그런거지 다들 좋아하는 운동을 통해서 만나서 그런지 서로 낯선 사람에서 좀 더 친한 사람이 된 느낌. 같이 하다보면? 그런 느낌이 강한 것 같습니다.


남한. 남
처음엔 좀 낯설고 무섭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같이 뛰어보니까 별반 남한 사람이랑 다르지 않더라구요. 좀 각자 개성이 강한건 있는데 그 부분들은 남한 사람들도 똑같이 개성이 강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감안하고 어울릴만 하더라구요.


젊음, 열정, 패기로 똘똘 뭉친 남북 청년 축구팀이 서로 몸을 부딪혀 가며 땀을 흘리는 이곳엔 이들을 응원하는 또 다른 젊은 친구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들은 탈북 대학생과 남한 대학생 15명으로 구성된 통일축구 써포터즈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처음엔 단순한 자원봉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남한사회와 새터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통일에 대한 의미도 짚어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외국인 학생도 참가하면서 자원봉사자들 간의 소통이 보다 풍성해졌다고 합니다.

미국. 남
미국에서 자원봉사 자주 하니까 자원봉사 좋아요. 서울에서 아직 못했으니까 하고 싶었어요. 사실 북한 사람하고 이야기 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북한 경기 관심 더 있었어요. 북한 사람이랑 사귈 수 있으면 좋겠어요. 탈북친구랑 사귈 수 있으면 좋겠어요.


탈북. 여
작년에도 했었는데 올해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축구하는데 필요한 음료수를 제공한다든지 아니면 다쳤을 때 치료를 해준다든지 그런걸 하고 있어요. 그 사람들을 만남으로서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남한. 남
여기서 새터민들을 만날 수 있는 봉사활동이나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은 그전엔 많이 몰랐는데 생각보다 우리 사회안에 새터민들, 혹은 새터민들 커뮤니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안에서도 이 사람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 안에서 그닥 배려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패기 넘치는 청년들의 열정을 하나로 모으고 정치적인 이념도 사상도 존재하지 않는 스포츠. 스포츠 정신을 앞세운 통일 축구 경기는 남과 북 청년들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통일축구’라는 스포츠의 세계를 통해서 지금은 남북 청년들이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탈북. 남
아무래도 필드에서 뛰고 축구끝나고 같이 여름엔 시원한 음료수 하고 같이 놀고 그런게 되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자리가 귀한 자리잖아요. 축구란 하나로 같이 서로 모르는 사이일 수도 있는데 같이 모여서 서로 얼굴도 익혀가고 그사람들 지인도 같이 데리고 오고 서로가 같이 만나는게 가장 큰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남
저희 전체가 이북에서 왔지만 저희 팀이 비율이 6대 4.6이 이북이고 4가 남한 청년이예요. 리그를 통해서 서로가 땀을 흘리면서 같이 운동하니까 서로가 하나가 되는 것 같고 소통의 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모르는 것에서부터 생겨나는게 오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축구의 장을 마련해서 서로가 땀을 흘리고 밥을 먹고 같이 하면서 서로가 좀 더 솔직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남한. 남
축구를 하다 보면 반말하고. 패스패스 하다보니까 좀 더 친근해 짐으로서 그 다음부터는 와서 장난도 걸고 말도 먼저 하고 다가오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처음에는 조금 저도 다가가기 부담스러웠거든요. (마음에) 상처를 받은 친구들이 많고 그래서 쉽게 마음을 안 열거라고 생각했는데. 축구함으로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운동 때문에.


남한. 남
막연한 생각들 있잖아요. 북한에 대한 생각들이. 북한 학생들하고 축구를 한다고 했을때. (중략) 친구들 만나보니까 저희와 똑같은 사람이었고 생각도 비슷하고 나이도 비슷하다 보니까. 아. 편견 같은 게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고 같이 운동하면서 서로 몸을 부딪히면서 동질감같은 것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마다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 하는 축구 경기엔 화끈한 승부사 기질도, 적극적으로 시합에 임하는 파이팅도 남과 북 모두 다 같은 한마음입니다.

뛰고, 구르고, 부딪히면서 남과 북 청년들이 하나 되는 통일축구리그.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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