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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통일테마전을 가다

2018-02-01

통일테마전을 가다
관객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로비에 자리한 강진모작가의 “통일기관차”입니다한반도 윤곽을 따라 움직이는 기관차가 레일주변의 유리병을 스치면 통일을 염원하는 곡이 연주되는 설치작품인데요. 서울시립미술관 오유정 큐레이터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땡땡땡 소리가 나는 건 한반도 모양의 철길을 만들고 그 양쪽 가장 자리에 이렇게 와인병, 물병 이런 것들에다가 물을 각각 다르게 넣어서 지금 저 기차 모양의 오브제가
지나가면서 소리를 내면 그 날이 온다면 이라는 곡이 완성되는 그런 설치 작품입니다. 그래서 그 날이 온다면, 지금 여기 이렇게 악보도 놓여 있는데요. 이호재님이 작곡해주신 곡이고요. 그런 날이 온다면, 통일이 되는 날이 온다면, 그런 의미를 갖고 통일에 대한 염원, 더불어 평화 전시를 정말 가장 아우르고 있는 개념인 통일에 대한 염원과 지향, 그리고 정말 미래지향적인 어떤 그런 바람을 담고 있는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는 즐거움에 듣는 재미까지 더한 <통일기관차>엔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1층에서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위에 계단에서 내려서 보면서 보다 보니까 우리나라 지도고, 그리고 이렇게 기차가 지나가면서 음악을 연주해주고 있잖아요. 그게 너무 아름다운 거 같아서 좋았습니다. 기차가 전체적으로 다 둘러서 우리나라를 돌아갈 때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것처럼 통일이 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난해 12월 5일 개막한 <통일 테마전>은 평화와 통일에 대한 전국민적인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는데요. ‘평화와 공존, 통일 미래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두 개의 전시로 구성됩니다. 계속해서 서울시립미술관 오유정 큐레이터입니다.

제1전시 경계 155의 경우에는 분단이 된 지 60년이 흘렀고, 흐른 사이에서 지금 현재 통일을 화두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굉장히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해져가고 있는 이런 현실을 한 번 직시해보고자 마련된 전시고요. 이어서 제2전시 더불
어 평화는 이제 통일에 대한 미래, 그리고 비전, 그리고 희망을 좀 염원해보는 그런 전시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작품 15점을 비롯해 80여점이 전시중입니다. 제1전시인 “경계 155”에서 155는 휴전선 길이 155마일을 뜻하는데요. 분단 이후 60여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통일의 필요성을 생각해보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태극기와 인공기를 게양한 두 개의 철탑을 그린 김정헌작가의 “이상한 풍경”은 분단이 일상화돼 이를 인식조차 못하고 살아하는 현실을 보여주고, 매일 자유로를 오가며 촬영한 안상수작가의 사진작품 “경계”는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과 문자 등을 결합해 경계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양지희작가의 “나의 살던 고향은”이란 작품은 탈북학생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남한 사람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인데요, 탈북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대안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작가의 경험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양지희작가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첫 번째는 탈북한 부모를 둔 아이들은 집에 가서 부모님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먼저 갖게 했어요. 그래서 엄마의 고향은 어디에요? 엄마는 어렸을 때 어떤 추억이 있었어요? 라고 물어보는 게 첫 번째였고요. 두 번째는 탈북 청소년 아이들이 탈북하기 전에 고향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 이런 것들을 인터뷰한 것을 제가 다양한 연령대의 남한 사람들에게 들려줬어요. 그리고 그걸 재연하게 했습니다. 각자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림을 그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을 그리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그림이 나오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두 부류의 그림을 한 곳에 모아놓고요. 연결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남한 아이들이 덜 그린 그림들은 탈북 아이들이나 탈북자를 부모로 둔 아이들이 그림을 완성시키고 서로 그림들을 연결하면서 그러니까 우리가 상상했던 건 뭐냐 하면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이런 모습이 이상적이지 않을까? 서로 밸런스를 맞추어가고 각자의 색깔들은 존중되어지고 하지만 내 자리도 내어주고 또 들어가기도 하면서 함께 하모니를 이루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런 취지에서 이 작은 그림에 그러니까 작은 통일을 한 번 이루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이란 작품은 처음에는 A4 종이에 그린 각각의 그림으로 시작됐지만 그 그림들을 이어져 대형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도 전시장에 비치된 영상을 통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양지희작가는 물론이고 참여했던 모든 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계속해서 양지희작가입니다.

탈북한 친구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그린 그림이에요. 그런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건 뭐냐 하면 그 인터뷰를 했던 친구와 그림을 그린 친구가 전시장에서 만나게 됐는데 이 인터뷰를 한 탈북한 친구가 이 그림을 보면서 너무 감격스러워 하는 거예요. 자기 어렸을 때 친구들이 생각나고, 정말 비슷하게 그렸다고 하는 거예요. 우리가 봤을 때는 사실 여부가 판단이 되지 않는데 그러면서 아 이 친구들은 물을 건너서 어쨌든 강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서 오기 때문에 사진이나 이런 것들을 가져오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말 자기 인생에 하나밖에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림이라고 저한테 이야기를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 째 전시인 “더불어 평화”는 분단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시장입구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작품은 북한이탈주민 출신의 작가 선무의 “손에 손 잡고”입니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의 국기를 가슴에 단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손 잡고 뛰어가는 모습아래, 커다랗게 ‘우리는 평화를 원해요’라는 글이 써 있는데요.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손을 잡은 것이 먼저라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북한 최고 작가로 꼽히는 선우영작가의백두산 천지를 그린 작품과 단군신화에 나오는 푸른 곰과 붉은 호랑이 그리고 민중이 뒤섞여 춤추는 오윤작가의 ‘통일대원도’등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별한 작품.


더불어 평화를 관람하시면서 소개해드리고 싶은 작가는 로저 세퍼드라는 뉴질랜드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의 백두대간, 그러니까 남과 북을 다 오가시면서 우리나라의 등줄기라고 할 수 있는 백두대간을 다 사진으로 이렇게 10여년간 촬영을 해서 모아오신 분이세요. 그래서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가볼 수 없고 북한 사람들은 남한에 가볼 수 없지만 이 분은 외국 분이시기 때문에 자유롭게 드나드시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서 모아주셨습니다. 남한에서는 정말 그냥 사진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지금 양강도 삼지연 북포태산, 우리는 지금 남한에서는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게 백두산 이 정도인데 정말 실제로 직접 올라가셔서, 북한에 가셔서 나무를 타고 올라가셔서 다 찍으신 작품들이고요. 보천군 압록폭포, 뭐
등등해서 굉장히 양강도 보천군 압록강 상류 이런 식으로 그냥 산 사진만 찍으신 게 아니라 정말 우리나라를 이루고 있는 이 등줄기의 백두대간을 정말 자세하게 여러 다각도에서 촬영하신 그런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일테마전>을 관람하고 난 관객들은 미술관 벽면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글을 적어서 붙이기도 했는데요. 관객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남1①저희 반 학생들이랑 같이 왔는데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염원들이 점점 더 커져 나가고 그게 실행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점점 커져나가길.’ 이라고 썼습니다.
남2② 저는 노란색 종이에 하트 모양을 그렸고요. 하트 모양은 서로 행복하자, 좋은 의미를 많이 담고 있잖아요. 그래서 ‘평화로운 대한민국에 살고 싶어요.’ 라고 적었습니다. 여기 보니까 다양한 분들이 다양하게 써놓으신 느낌과 생각들이 있었는데 좀 이제 공감 가는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일단 가족들이 헤어져서 슬펐어요. ‘전쟁이 안 일어나고 가족들이랑 같이 살면 좋겠어요.’ 또 ‘시간이 걸려도 우리 모두 함께.’ 라는 건 저도 항상 시간이 걸려도 통일은 언젠가 꼭 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함께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통일테마전>이 시작되던 12월초, 한반도는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두 달만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한반도는 모처럼 평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요, 이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한반도 평화의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오늘 <목요진단 한반도>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배창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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