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터는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탈북 청년들을 대상으로 대학 진학에 필요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03년부터 시작했고요. 탈북민들이 한국에 와서 영어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보시다가 그럼 우리가 영어를 가르쳐줄게, 이렇게 되어서 시작한 학교입니다. 자유터를 이용하고 있는 학습자 분들 한 15명 정도 되고
요. 그 15명이 학교처럼 제 시간에 와서 제 시간에 가는 게 아니라 각자 선택한 수업을 찾아서 듣고 각자 정해진 시간에 와서 자기가 선택한, 수강하는 수업을 듣고 이용하는 시스템입니다. 저희는 평균 27, 28살이어서 다른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와는 다르게 비교적 나이대가 높고
들으신 대로 자유터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진학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중국이나 제3국을 거쳐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청년들은 정규교육과정을 밟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반 학교에서 공부해서는 대학을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유터학교에서는 대학 입시준비를 도와주면서 동시에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키워주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는데요, 계속해서 이욱재간사입니다.
자유터는 대학 진학하려고 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대학 진학 시 필요한 능력을 영어와 국어, 독서를 포함한 글쓰기, 국어실력, 그 다음에 컴퓨터 활용능력 3가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이 3가지 과목은 저희가 한 12주 정도를 한 학기로 운영되는데 학기마다 계속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고요. 그 외에 다른 전공, 특별히 간호학과 같은 보건계열 가는 학생들은 생명과학 수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생명과학 수업을 저희가 매년 개설해서 간호학과 가는 학생들을 모집해서 생명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유터학교 학생들은 연령대가 다양한 만큼 학습능력이나 수준도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이력에 기반해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자유터학교 이미나, 김태미학생의 얘기를 차례로 들어보시죠.
여① 다른 데 가면 다른 영어학원, 일반 영어학원 같은 데 가면 이제 한국 사람들 실력이 너무 높아서 따라도 잘 못 따라갈 거 같고 여기는 이제 제가 처음에 왔을 때 알파벳부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뭐 거의 고등학교 지금 하고 있는데
여②수준에 맞게 차근차근 잘 가르쳐요. 그리고 이제... 또 수업을 다른 데보다 진도를 빨리 안 나가요. 그러니까 우리 수준에 맞게 진도를 알고 넘어가게끔 가르치고 내가 이렇게 뭔가 이렇게 조금 들으면 또 지나가고 이런 식으로 하니까 그게 너무 좋아요.수업이
특히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들끼리 함께 할 수 있어서 탈북청소년들에게는 학교 그 이상의 의미있는 곳인데요. 매일 저녁, 함께 식사를 하면서 친구들과..또 선생님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여①여기 오면 첫 번째로 저녁에 밥을 먹을 수 있거든요. (웃음) 저녁 식사요. 저녁 식사가 되게 맛있어요. 그리고 여기 간사님들도 되게 친절하시고, 하루 못 보면 막 보고 싶을 정도로... (웃음) 그래서 열심히 잘 다니고 있고... 그리고...오면 엄마 미소 짓고 막 그러시거든요. 그러니까 되게 따뜻하고 그런 것 같아요.
여②제가 검정고시 학원을 다녔을 때는 친구들이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그러니까 제가 친구들이랑 친해지고 싶은데 그 친구들은, 그러니까 깊은 관계를 못 갖는 거예요. 그냥 밥 먹고, 놀고, 그냥 헤어지면 끝인 거예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또 다 같은 고향 분들이고, 대화를 해도 되게 공감이 되고 뭘 하나 이만한 거 가지고도 그게 이야기가 크게 되는 거예요. 재미있고. 그리고 되게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고, 다른 학교랑 다른 게 서로 깊이 소통할 수 있다는 거. 그게 뭔가 이야기를 하면 이 사람 진짜 진심이구나, 진심으로 이런 말을 해주는구나, 그게 너무 감사하고, 너무 그게 좋은 거 같아요.
자유터학교에서 인기있는 과정 중 하나는 독서모임입니다.
독서모임은 함께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독서를 통해서 사회를 보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됐는데요. 전혀 다른 사회체제에서 살던
북한이탈청년들에게는 남한의 사회 시스템을 간접 경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자유터학교 이욱재 간사입니다.
독서모임도 참 재미있는 수업인데요. 저희가 작년에는 사회와 역사를 주제로 그것과 관련된 책들을 주로 선정해서 읽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현대사, 이런 책들을 읽으면 지금 있는
여러 정치적 이슈나 이런 것들이 과거와 다 닿아있기 때문에 지금 일어난 여러 사건들이나 상황들을 내가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고 읽을 수 있는 배경 지식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내 상황과 내 처지에 몰입되지 않고 내 주위를 돌아볼 수 있고, 또 생각을 좀 더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죠. 지금 한 친구 기억나는데 지금은 대학생이에요. 현대사 책을 같이 읽었는데 그 학생이 아, 왜 투표를 해야 하고 나의 이 투표 한 표가 어떤 의미인지 알겠다, 그래서 꼭 투표를 해야겠다고 글을 써서 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투표 뭐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탈북민들한테는 투표가 좀 특별한 의미일 거라 생각을 하고 그 투표의 한 표를 의미 있게 생각했다는 거 자체가 큰 성과라고 생각을 하고 유의미한 변화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유터학교 학생들이 손꼽이 기다릴 정도로 좋아하는 행사는 일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캠프입니다. 작년에는 남한청년과 북한청년이 한 명씩 짝을 이뤄서 문학캠프를 갔었는데요, 단순히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청년들이 문학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낸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들은 자유터학교를 졸업한 후 이곳에서 자원활동가로 봉사하기도 하는데, 선생님들에겐 최고의 기쁨이라고 합니다. 이욱재 간사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최근에 몇 명, 몇 분이 생기셨는데 자유터 다니고 지금 대학원 다니는 분인데 그 분은 책을 또 많이 읽으신 분이에요. 그래서 저희들이 독서 프로그램에 초대를 해서 같이 책을 읽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보조교사를 하고 계십니다. 보람이 있죠. 그냥 뭔가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 같고, 꼭 탈북민들을 가르쳐야 된다는 것이 같이 할 수 있는 거다, 이런 느낌을 받아서 굉장히 고무적이었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더 많아질 수 있으면 좋겠고, 여기를 거쳐간 학생들이 또 도움받은 손길을 더 기억해서 여기든 다른 데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자유터학교 선생님들을 행복하게 하는 건 학생들이 당당히 자신의 꿈을 얘기할 때입니다. 처음 자유터학교를 찾을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해 하던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자신을 얻고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고 계획을 밝힐 때 선생님들은 큰 보람을 느낍니다. 자유터학교 이미나학생의 계획을 들어보시죠.
오늘 가서 학교 등록금 그거 하고 왔어요. 스포츠교육학과요. 북한에서 수영 선수 생활을 한 6년 동안 했어요. 그런데 이제 경제적으로 좀 힘들어서 그래서 그만두게 됐는데... 그러면서
이제 공부하고 자신감 생기고 하니까 조금 더 배워보고 싶은, 이런 쪽으로 조금 더 배워보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어서...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는 이제 학교 졸업하고 그리고 체육교육강사가 되면 그런 필라테스나 아니면 요가라든가 아니면 수영을 조금 했으니까 물 안에서 운동하는 아쿠아로빅 그런 거 이제, 그런 거 가르치는 강사가 되려고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해야죠. (웃음)
자유터학교를 통해 더 많은 북한이탈청년들이 꿈을 찾기를 바라면서 오늘 <목요진단 한반도>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배창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