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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2019 재외동포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자, 심갑섭

#글로벌 코리안 l 2019-09-06

글로벌 코리안

사진 제공 : 심갑섭

제21회 재외동포문학상 시 부문 대상, 심갑섭 시인

재외동포재단은 제21회 재외동포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전세계 42개국에서 출품한 작품 855편을 심사해 5개 부문에서 34편의 수상작을 정했다. 이 가운데 시 부문에서 ‘오래된 풍경’을 쓴 심갑섭 시인이 대상에 선정됐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고 있는 심갑섭 시인을 만나보자. 


<오래된 풍경 - 심갑섭 >


긴 그림자 들판에 누워있고 

시골길이 소 걸음보다 느리게 어슬렁 거린다

새 한 마리 없는 논에 

벼나락은 하릴없이 고개 숙이는데 

텅 빈 마을 어귀를 바라보는 낡은 집이 

귀를 쫑긋 세우고 수심에 잠긴다 


뜨락에 쌓이는 고요

떠난 사람 바라보던 싸릿문은 

닫힌 적이 없다

아궁이 구들장은 허기가 지고

피어오를 연기도 없는 굴뚝엔 

바람만 서성인다


어두운 샛길로 새벽이 스며들고 

어쩌다 문이 흔들리면

꺼져가는 불씨에 불을 지피듯

다시 피어나는 그리움

밤새 뒤척이는 노인의 잔 기침에

봄이 머뭇거린다


오래된 풍경은 

잊혀가는 것이지만 개개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에 제목을 ‘오래된 풍경’이라고 했다. 우리 어린 시절의 추억일뿐 아니라,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자화상이기도 하다는 생각에서 이 시를 만들어봤다.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다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이라는 큰 상을 수상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마치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다. 복권을 사면서 당첨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지 않나? 공모하는 것도 그와 같았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았다. 더 열심히 정진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하며 모국어를 통한 한국인의 정체성을 더욱 키워나가고, 후손들에게 모국어를 계승 발전시켜야 할 사명감을 갖고 문학공부를 해 나갈 것이다. 


손에서 책을 놓은 적 없어... 

1983년 시애틀로 이민을 갔으니 올해로 36년째 그곳에 거주하고 있다. 우체국에서 우편 분류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일도 어느덧 34년 째가 되어간다. 

미국에 이민 가서 20년은 정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시애틀에서 발행하는 한인신문을 보다가 서북미 문인협회가 주최하는 ‘뿌리문학상 신인상 응모’라는 기사에 눈길이 머물렀다. 그로부터 일 년 뒤, 2006년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작품으로 뿌리문학 신인상에 응모해 당선됐다. 2003년도에 창립된 서북미 문인협회는 시애틀과 주변 도시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소속돼 있다. 매달 1회, 회원들이 쓴 시와 수필을 각자 발표하고 서로 의견을 나눈다. 


3번째 시집 준비중... 

우체국에서 일하면서도 꾸준히 습작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을 수 있든 없든, 늘 가지고 다니고 직정에서 시간이 날 때, 점심 시간에 책을 읽는다. 

첫 번째 시집은 2011년에 나왔다. 현재 세 번째 시집을 준비중에 있다. 

시인이 되고자 한다면 시집을 많이 읽어야 하고, 시 쓰는 습관을 자꾸 들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습관만 유지하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1년 뒤,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 무엇을 하면 좋을지 장기적인 계획을 계속 고민 중에 있다. 그 중 하나가 시애틀에 있는 한글 학교에서 봉사하는 일도 있다. 시 쓰는 법을 가르치는 일. 그걸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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