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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구만 약물탕(경남 밀양시 산내면 봉의리)

2009-08-11


9만 명이 피난했다는 깊은 골짜기의 천연 목욕탕


임진왜란 때 9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숨어들어 난리를 피했다고 전해지는 곳이 있다. 그래서 산 이름이 구만산이요, 골짜기 이름도 구만동이란다. 얼마나 깊으면 그 많은 사람들이 숨었어도 발각되지 않았을까? 높이래야 고작 785미터에 불과한 산에 그만한 피신처가 있다니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밀양시 산내면 송백리에서 구만동 초입 작은 암자인 구만암(사)까지는 3㎞가 채 안되는 길로 승용차도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10분 남짓 산길을 오르면 계곡의 가풀막을 꽉 메운 암반 지대가 앞을 가로막는다. 크게는 집채만한 것에서 작게는 봇짐만한 것에 이르기까지, 제멋대로 생긴 바위들이 서로서로 지탱한 채 위태로운 듯하면서도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구만산의 이색 지대인 약물탕이다.
멀리서 이곳을 보면 물이 있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바위 사이사이로 투명하도록 맑은 물을 담은 작은 탕들이 여기저기 드리워 있다. 불현듯 탕에 들어가 목욕하고 싶어진다. 실제로 예로부터 사랑 받아온 천연 목욕탕이다. 어떤 성분이 녹아들어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이 탕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풀리는 것은 물론 신경통이나 피부병도 낫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탕이 아니라 약물탕이다.

한여름 무더위 씻기에 그만인 차디찬 물

한여름에도 구만 약물탕의 물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천하장사라 할지라도 3분 안에 뛰쳐나오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차디차다고 주민들은 자랑한다. 몸이나 발을 탕에 담근 뒤 바위 위에서 등걸잠을 즐기면 삼복더위쯤은 저 멀리 물러날 터. 고작 10여 분 산을 올라왔을 뿐인데도 겹겹이 포개진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또한 시원스럽다. ‘배 먹고 이 닦기’라는 말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쉬다가 발길을 돌린다. 예전에는 밧줄을 타고 조심조심 암벽을 기어올라야 했으므로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약물탕 왼쪽으로 튼튼한 철제 사다리가 놓여 안전하게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계곡 산행의 참맛을 느끼려면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물에 젖어도 괜찮은 계곡화로 갈아 신고 방수성 반바지를 착용하는 게 좋다. 첨벙첨벙 물길 따라 오르는 재미가 그만이다. 계곡 등반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다면 계곡 옆으로 나 있는 산길을 따른다.

드라이브 메모
경부(1번)고속도로-서울산 나들목-언양-밀양 방면 24번 국도-얼음골 입구-석골사 입구를 거친다. 석골사 입구에서 4㎞ 남짓 달린 뒤 산내면 송백리에서 우회전하면 구만동 입구로 이어진다. 또는 대구부산간(55번)고속도로-밀양 나들목-언양 방면 24번 국도-산내면 송백리를 거친다.

대중교통
경부선 열차로 밀양까지 간 뒤에 산내(송백) 방면 시내버스나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부산, 대구, 마산 등지에서 밀양으로 가는 시외버스 운행.

맛있는 집
밀양시 교동의 밀양할매메기탕(☎055-356-6664)은 메기매운탕으로 명성 높은 맛집으로 멀리 부산에서 일부러 찾는 단골들도 있다고 한다. 잡냄새가 나지 않고 시원하면서 얼큰한 맛이 해장에도 그만이다. 인삼을 넣은 인삼메기탕도 인기다. 또 하나의 별미는 메기구이다. 메기와 파, 느타리버섯 등을 넣고 매콤달콤한 양념장을 얹어 구운 맛이 일품이다.
오가는 길에 명성 높은 언양 불고기를 맛보는 것도 좋다. 언양에는 수많은 불고기 전문점이 있는데 여러 집을 두루 찾아본 결과 어느 특정 업소를 추천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집마다 조리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기름기가 적은 한우를 엄선해 숯불에 굽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연하고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숙박
구만동 입구에 황토방 민박, 찜질방, 식당, 노래방 등을 갖춘 구만산장(☎055-353-7252, 7253)이 있다. 얼음골 입구의 모텔이나 펜션, 민박들 또는 밀양 시내나 표충사 지구의 숙박업소 등을 이용해 오가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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