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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김장김치의 필수재료, 맛좋은 새우젓이 있는 곳! 광천 토굴 새우젓

2014-11-07

김장김치의 필수재료, 맛좋은 새우젓이 있는 곳! 광천 토굴 새우젓
동서고금으로부터 사람의 미각은 네 가지를 구별하니 신맛, 단맛, 짠맛, 쓴맛이라 했다. 이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이나 동그란 지구의 동쪽 끝에 자리한 우리나라 사람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네 가지 맛 외에 한 가지를 더 안다. 바로 발효의 맛이다. 서양 사람들은 죽어다 깨어도 알 수 없는 발효의 맛은 ‘제 5의 맛’으로 우리의 혀끝을 자극하니 된장이며 김치, 청국장, 새우젓 등 발효와 숙성을 거친 오묘한 맛이다. 그중에서도 새우젓은 김치에 들어가 숙성과 발효를 비롯해 미감을 완성하니, 중요한 재료라 하겠다. 그래서 우리나라 곳곳에는 새우젓 유명한 곳이 많으니 천수만 자락의 광천도 그 중의 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서해안에서 잡은 신선한 새우젓이 옹암 포구에 도착하면 동네의 오일장과 나무 장터와 더불어 새우젓을 사고파는 젓갈 시장이 섰다. 그것이 고려 때부터라고 하니 부연 설명 없이도 광천 새우젓을 논할 만하다.

토굴 새우젓만의 특별한 비법
독배라고 불리던 옹암 포구는 당시 서해안의 커다란 항만으로 주변 연안에서 잡아 올린 해물과 새우젓에 넘쳐났으니 18세기에는 그 규모가 국내 최대였다. 지금은 보령시 오천면과 천북면 사이의 물길을 막아 더 이상 배가 들어오지 못하지만 광천새우젓의 명성은 여전하다. 오랜 세월 새우젓을 다루면서 터득한 비법 때문이다. 새우젓을 비롯한 모든 젓갈의 제맛내는 비결은 원료의 신선도와 알맞은 염도는 물론, 숙성시킬 때의 온도와 적정한 습도가 맛과 질을 좌우한다. 일정 수준으로 발효가 되면 그 맛이 일품이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거나 상온에 그냥 두면 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천 사람들은 토굴을 파고 새우젓을 보관한다. 습도 85%에 섭씨 14~15도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니 그 맛이 가히 일품이라 옹암리 독배마을 바위산 밑으로는 활석암 암반을 따라 꼬불꼬불 파고 들어간 새우젓 토굴이 40여 개나 된다. 높이는 사람이 지나다니기 적당한 2m 내외이고 길이는 200m 쯤 된다. 이곳에 보관된 수백 개의 드럼통에서는 연간 3,750톤의 새우젓이 알맞게 숙성되어 기다린다. 이리 보관한 새우젓은 3개월 정도 숙성한 것의 맛이 가장 좋다. 5월에 담은 것은 오젓, 유월에 만든 것은 육젓, 그리고 가을철 것은 추젓, 겨울 것은 ‘동백하’라 이름하여 팔린다.

광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색체험
‘토굴 새우젓’ 파는 집이 한집 건너 한집이요, 한결같이 토굴 속을 구경하고 그 속에서 새우젓을 팔고 사는 이색체험을 하게 된다. 오젓 육젓 추젓 등 그 미묘한 맛이 토굴 속 미등 아래서 살포시 미소 지으니 김장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뿌듯한 미소와 신비한 토굴 구경에 두 눈 동그랗게 뜬 아이까지 좋아라하는 광천 새우젓 토굴이다. 새우젓은 보통 육젓, 오젓, 추젓, 뎃데기젓, 자젓, 곤쟁이젓 등으로 나뉜다. 그중 가장 상품은 6월에 잡은 것으로 담근 육젓이다. 색깔이 희고 살이 통통하며 맛이 고소하고 주로 김치 양념으로 사용된다. 육젓 다음으로 좋은 오젓은 5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것으로 육젓과 추젓의 중간 크기다. 대체로 흰색이며 깨끗하고 육질이 좋다. 추젓은 가을철에 잡은 새우로 담근 것으로 육젓보다 작고 깨끗하다. 뎃데기젓, 자젓, 곤쟁이젓은 하품에 속한다. 뎃데기젓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누런색에 가까운 보리새우(뎃데기)로 담근 것이다. 흔히 잡젓이라고 하는 자젓은 크기가 작은 새우를 선별하지 않고 담근 것이다. 곤쟁이젓은 보통 2~3월에 잡히는 보랏빛을 띠는 어린 새우를 사용한다. 새우젓은 껍질이 얇으며 밝은 분홍색으로 살이 굵고 비린내나 구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좋다. 새우는 다른 어패류보다 부패하기 쉬우므로 새우젓을 담글 때는 소금의 양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안전하다. 새우젓이 변질되면 검게 변하고 단맛이 없어지며, 육질이 녹아서 젓국이 혼탁해지고 악취를 풍긴다.

토굴 새우젓만큼 유명한 광천장
광천에서는 달력의 끝자리가 4일인 날과 9일인 날에 광천장이 선다. 예전에 비해 전국에 있는 재래식 오일장의 규모가 작아졌지만 광천장은 아직 그 위세가 대단하다. 광천장에서는 토굴 새우젓과 광천김이 유명하다. 오래전부터 장날이면 광천의 젓갈을 사기위해 타지의 장꾼들이 모여드는데 가장 인기 있는 젓갈은 예나 지금이나 새우젓과 조개젓이다. 5월에 담는 오젓, 6월에 담는 육젓, 가을에 담는 추젓 등 계절별로 특별한 맛을 자랑하는 젓갈류와 배하젓, 자하젓, 대떼기젓 등 이름조차 생소하고 일반시장이나 상가에선 쉽게 구할 수 없는 젓갈까지 다양하다. 물론, 꼴뚜기, 멸치, 오징어 등 비교적 일반적인 젓갈류들도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한다. 토굴 새우젓과 더불어 소금과 바지락이 풍성하고 조선김도 유명하다. 맑은 천북 바다에서 서해안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천혜의 양식장이 있으니 그 품질이 월등하다. 검고 윤기가 나는 김은 그냥 뜯어먹어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장터의 분위기다. 젓갈집이 줄줄이 늘어서고 그 사이에서 엿을 팔며 한바탕 놀아 젖히는 품바 타령과 트로트 메들리는 광천5일장의 흥을 한껏 돋궈준다. 요즘은 우편이나 택배를 이용해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디 현장에서 흥겨이 돌아보며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고 쿡쿡 찔러보고 맛보는 장보기와 같은가! 바다 젓갈의 지상박물관이랄 수 있는 광천장은 그래서 흥겹고 그래서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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