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그동안 제기된 삼성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이 회장은 4일 오후 2시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과 실권을 직접 지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을 보고받거나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을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이 회장은 이와함께 삼성이 범죄집단으로 몰리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가를 묻는 질문에는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것을 옮긴 여러분들이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회장은 조준웅 특별검사와 간단한 면담을 가진 뒤 비자금 조성·관리, 정·관계 로비, 경영권 불법 승계 등 삼성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입니다.
특히 특검팀이 기소를 염두에 두고 있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으로서, 피의자 신문조서도 작성하게 됩니다.
앞서 윤정석 특검보는 이 회장에 대해 조사할 양이 상당히 많아 4일 밤 11시 정도까지 조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이 수사기관에 출석한 것은 지난 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이후 13년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