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수장들이 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국무부에서 만나 양자 회담을 합니다.

9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만나 "광범위한 지역ㆍ양국 현안에 관해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언론보도문을 통해 "라브로프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10일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회담에선 주요 국제문제와 양자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양국 외무수장 회담이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돼 약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북한 비핵화 이슈를 두고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 관련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외교장관 회담에서 지역 현안을 폭넓게 다루겠다고 예고한 만큼 북한 문제가 대화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됩니다.

AFP 통신은 이와 관련해 "이란과 북한 문제도 워싱턴과 모스크바의 상호 관심사"라고 분석했습니다.

만약 북한 문제가 논의된다면 북한이 연말로 제시한 비핵화 협상 시한과 해법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겠지만,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접근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북한과 이란 문제 외에 미ㆍ러 외교장관 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시리아 내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 이후 러시아는 해당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선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한 비판 여론만 커진 상황입니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에서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무력 분쟁, 돈바스 지역의 자치권 부여 문제 등도 미ㆍ러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고 통신은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미국 워싱턴 방문은 지난 2017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 유출 논란 이후 처음이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나 동맹국이 공유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정보를 유출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