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기업이나 산업 현장에 나가는 현장실습이 이르면 내년부터 유급 원칙으로 운영됩니다.

무급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열정페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를 정부가 대폭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 개선 방안'을 최근 마련해 대학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현장실습을 나간 대학생은 2017년 기준으로 일반대생 6만9천여명, 전문대생 8만3천여명 등 15만3천여명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 중 5만8천여명(37.9%)이 무급이었으며, 2만5천여명(16.7%)은 30만원 미만의 실습비를 받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매년 반복돼 '열정페이'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부처별·지원사업별로 실습지원비 기준이 다르고, 학교마다 현장실습 운영 방식이 다른 점도 문제로 지적돼왔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앞으로 모든 대학교의 학교 밖 현장실습 제도를 '현장실습학기제'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현장실습학기제는 '표준 현장실습학기제'와 '자율 현장실습학기제'로 나뉩니다.

표준 현장실습학기제는 정부가 만들 표준 운영 기준에 따라 운영되며, 실습 요건과 운영 절차도 엄격히 관리됩니다.

자율 현장실습학기제는 대학 총장의 책임하에 비교적 자율적으로 운영됩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쉽게 말하면 표준 현장실습은 아침에 출근해 오후까지 일하며 실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고, 자율 현장실습은 관찰·체험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학생이 기업에 가서 사무직 인턴 개념으로 6개월가량 일하면 표준 현장실습학기제에 해당합니다.

반도체·방사능·간호 등 고숙련·고위험 직군에서 관련 전공 대학생이 현장실습을 나가는 경우는 자율 현장실습이 됩니다.

표준 현장실습학기제의 경우 실습지원비 지급이 의무화됩니다.

교육부는 실습지원비 지급 기준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관계 부처와 협의해 올해 안에 구체화해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합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직업계고 현장실습 수당이 지난해부터 최저임금의 70% 수준이 된 점, 독일의 대학생 현장실습 지원비가 최저임금 80% 수준인 점 등을 참조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율 현장실습학기제의 경우에도 유급을 원칙으로 하되, '무급 운영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무급을 허용합니다.

교육부가 마련한 '자율 현장실습학기제 무급 운영 요건'(안)에 따르면, 대학 수업의 일환으로 교육 목적의 실습을 할 경우 무급으로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의 활동에 따라 실습기관에 실질적·즉각적인 이익이 없어야 무급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학생을 기존 근로자의 대체 인력이나 추가인력으로 활용하거나, 학생에게 단순·반복적인 일상 업무를 부여하는 경우 무급으로 할 수 없습니다.

무급 현장실습은 1주일에 15시간 미만이어야 하고, 총 기간이 2개월을 넘기면 안 됩니다.

실습 전에 무급이라는 점을 학생이 인지해야 합니다.

표준·자율 현장실습 모두 현장실습생의 보험 가입은 의무화됩니다.

대학은 현장실습학기제에 참여하는 학생을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실습기관은 현장실습생을 산재보험에 가입시켜야 합니다.

근로계약은 의무화되지는 않지만, 대학과 실습기관이 협의해 체결하도록 정부가 유도합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은 산업 현장에서 현장실습생은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것처럼 아는 경우가 있다"면서 "학생 안전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계약을 체결해도 된다는 인식을 퍼뜨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직무 수행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의 제도 개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