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용선 ITF 총재 "하나되는 순간 눈물이 났다"
2018-02-10

뉴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리용선 총재는 "하나 되는 순간 눈물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뿌리는 하나이지만 남북한 중심으로 각기 다른 길을 걸어온 태권도가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를 향해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을 지켜본 데 대한 소감입니다.

10일 강원도 용평리조트에 있는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 홍보관 '카사 이탈리아'에서 만난 리 총재는 "뭐라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면서 "앞으로 계속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9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식전행사에서 ITF 시범단은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과 합동시범공연을 펼쳤습니다.

WT는 한국, ITF는 북한 주도로 발전한 태권도 종목의 국제경기연맹입니다.

ITF 시범단이 WT 행사에서 시범을 보인 적은 있으나 올림픽 무대에서 한 자리에 선 것은 처음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하는 태권도 종목 국제경기연맹은 WT라 그동안 ITF는 올림픽과 인연을 쌓을 수 없었습니다.

2014년 8월 조정원 WT 총재와 당시 ITF 총재였던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의정서에 서명했습니다.

ITF 소속 북한 선수들도 WT의 경기규칙에 따라 선발 절차를 거친다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ITF 시범단은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WT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에도 방한해 4차례 시범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 기간 WT와 ITF 수장들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ITF 세계선수권대회 때 WT 시범단의 방북 공연과 평창올림픽 합동시범 등을 구두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와 괌 포위사격 위협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결국 WT 시범단의 역사적 평양 방문 공연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남북한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평창에서 합동시범 약속은 지키게 됐습니다.

리 총재는 기약 없이 미뤄진 WT 시범단의 방북 공연 성사 여부에 대해 "기대가 더 높아지지 않았겠냐. 높은 기대 속에서 해야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북한 시범단은 10일 속초시 강원진로교육원, 1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 14일 MBC 상암홀에서 차례로 공연한 뒤 15일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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