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2단계' 경고하며 북에 '비핵화대화' 압박하는 트럼프
2018-02-26

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창 이후' 대북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립니다.

완성을 목전에 둔 북핵 고도화에 맞서 제재 일변도의 압박을 펼쳐온 미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운전석'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기고 북미 간 '탐색대화'의 가능성을 열며 '최고의 압박과 관여'의 본격적인 병행 궤도로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특히 평창 올림픽 폐회식의 북한 대표단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25일 문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비교적 분명한 어조로 미국과 대화 의사를 표명하고 나선 게 '평창 외교 대회전'의 막판을 흔드는 양상입니다.

이에 미 백악관은 "우리는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북한의 오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고 반응했습니다.

백악관이 이처럼 북한이 보낸 대화 메시지의 진정성을 지켜볼 것이라며 대화의 문이 열렸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다시 공을 북한 쪽으로 넘김에 따라 양측이 본격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탐색대화의 기회를 잡아낼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또 평창 올림픽 폐막을 신호탄으로 북핵 위기를 둘러싼 '포스트 평창' 흐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한국과 미국, 북한 등 핵심 3자의 움직임이 바야흐로 복잡하게 전개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 비상한 주목을 끄는 것은 북한 측이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역시 미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회동을 제의했다가 거둬들이며 불발한 북미대화가 전격 성사될 가능성입니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특사로 평창 폐회식을 찾은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북한 김 부위원장과 회동은 커녕 폐회식에서 눈길도 마주치지 않았지만 북미대화 가능성은 대체로 무르익고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시각입니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 각각 미북 대표단으로 방한한 앨리슨 후커 미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과 북한 외무성 내 대미외교 담당인 최강일 부국장 사이에 '물밑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미국이 꺼내 드는 압박이 전례 없는 고강도 수준으로 치닫고 있어 제재의 향방이 대화를 견인할지, 걸림돌이 될지는 불투명한 측면도 있습니다.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이 '수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대북제재의 무력화와 한미 간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이처럼 대화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최고의 압박을 거듭해가는 병행 작전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평창 올림픽 기간 침묵을 지켜온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해상차단 대북제재 조치가 단행된 뒤 "그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우리는 제2단계로 가야 할 것"이라며 "내가 그 카드를 꼭 쓰게 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제2단계는 매우 거친 것이 될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매우 불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미 정부가 다시 대북 군사옵션 가능성을 꺼내 들 수 있다는 경고장을 보여준 것으로 대체로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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