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참가 금지 징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환영하면서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국가차원의 선수단처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과 정부 입장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이 평창 대회를 보이콧하지 않고, 선수들이 개인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막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환영한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
성명은 “러시아 선수들을 비롯한 전 세계 동계스포츠 선수들의 적극적인 참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끌고 올림픽 정신의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다면 국가 차원의 선수단으로 참여하는 것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6일 니즈니노브고로드의 자동차공장을 방문, 근로자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어떤 보이콧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오는 12일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를 열고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IOC의 징계
앞서 5일 IOC는 집행위원회를 열어 국가 주도의 도핑스캔들과 관련, 러시아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금지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한 국가에 대한 올림픽 참가 금지는 인종분리정책에 대한 징계로 1964년부터 1988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도핑 스캔들로 국가 전체가 올림픽 출전이 금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OC는 그러나 약물 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한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허용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경기에 참가랗 수 있다. 이들은 ‘OAR’과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금메달을 따면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연주된다.
이같은 징계에 대해 러시아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보이콧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체육계가 이에 반발하는 등 거센 논란이 일었다.
전망
러시아는 동계스포츠 최강국 중 하나로 러시아 선수단이 불참한다면 대회에 타격이 크다. 평그러나 IOC의 징계가 치명적인 악재였다면, 푸틴 대통령의 개인 참가 보장 발언은 ‘최악의 상황’을 막아준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조직위원회는 IOC 징계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개인 자격 참가 허용 언급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7일 문체부 성명이 나온 것이다.
평생을 걸고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한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러시아 선수 대부분은 개인 자격으로라도 참가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