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스위스 양국 관계 실질 협력 증진 방안과 대북 정책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베르세 대통령과 만나 6·25 전쟁 이후 중립국감독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해 온 스위스가 한반도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한 점을 언급하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와 화해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스위스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지지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위스가 1948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첫 올림픽인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으로 '평화 올림픽'을 치렀다"며 "이번 평창 올림픽도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평화 올림픽'이 되도록 스위스와 긴밀히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베르세 대통령은 "동계올림픽이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라 말씀하셨는데 스위스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스위스는 전통적으로 대화를 촉진하고 상호 이해의 장을 마련하는 데 누구보다 노력한 국가 중 하나"라고 화답했습니다.
베르세 대통령은 "예전에 제네바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함께 만나는 대화의 자리가 있었는데 이번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며 "그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우리는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앞으로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해 빅데이터와 보건산업, 생명과학 등 분야에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베르세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출범한 '한-스위스 생명과학 이니셔티브 위원회'를 통해 스위스의 발전된 기초과학과 한국의 첨단 산업 기술을 활용한 보건·의료 분야 협력도 더욱 확대해나가기로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스위스는 국가 경쟁력이 가장 높으면서도 가장 행복한 나라로 평가받는다"며 "한국은 급속히 성장했지만, 한편으로 사회·경제적 과제가 많이 남아 (스위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베르세 대통령은 "스위스는 연구,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은 만큼 대통령의 말씀대로 보건의료 분야를 포함해 더욱 폭넓게 양국이 교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스위스와 첫 경기를 치르게 된 데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양측 모두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스위스 측에서는 카스텔무르 주한대사, 로이 연방경제정책청 양자 경제관계대사, 브랜들레 대통령 비서실장, 라몽 공보국장, 할러 대통령 보좌관이 참석했으며,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습니다.
베르세 대통령은 방한 기간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한-스위스 생명과학 이니셔티브 위원회 출범식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