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TV의 어떤 프로그램에서 농작물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이것은 다른 것과는 월등하게 다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표현이 어색하게 들리셨습니까?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어색하다고 생각하셨을까요?
‘월등하다’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수준이나 실력이 다른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월등하다’는 좋은 쪽이나 잘하는 쪽을 표현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교해 서 단순히 ‘같다’거나 ‘다르다’는 것을 표현할 때 ‘월등하게’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월등하게 나쁘다’ 같은 표현도 나올 수가 없습니다. ‘월등하다’뿐만 아니라 ‘뛰어나다’도 여럿 중에서 훨씬 낫다는 뜻이기 때문에 ‘뛰어나게 못한다’와 같은 표현은 나올 수 없겠지요.
반면에 안 좋은 쪽이나 못하는 쪽을 표현한다면 ‘훨씬’이나 ‘아주’ 같은 말을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앞에서 나왔던 표현으로, ‘다른 것과는 월등하게 다릅니다.’라는 말은 ‘확실히 다릅니다.’ 정도로 바꿔 말하는 것이 어법에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