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국내 생산자물가지수가 5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고,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여 물가 상승과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IMF 성장률 하향 조정
IMF는 19일 ‘세계경제전망’를 발표하고,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한국은 2.5%로 각각 제시했다. 지난 1월의 수정 전망치에서 다시 세계는 0.8%포인트, 한국은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3.1%, 한국은행은 3.0% 성장을 전망하고 있어 IMF 전망치와는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이외에도 OECD와 국제 투자은행 평균은 3.0%, 신용평가기관 피치와 무디스는 2.7%로 IMF 보다 높게 잡고 있고, S&P는 2.5%로 IMF와 같다.
그러나 한국의 전망치 하향 조정은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폭이 작은 편이다. 독일의 하향 조정폭은 1.7%포인트나 되고, 이탈리아 1.5%, 영국 1.0%, 일본 0.9%, 프랑스 0.6%포인트 등이다. 그러나 미국 0.3%포인트, 캐나다 0.2%포인트보다는 조정폭이 크다.
IMF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보다 0.9%포인트 올린 4.0%로 전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지만, 대다수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전망치와 같은 2.9%다.
생산자물가
현재 세계경제 현안은 인플레 우려이며, 한국도 마찬가지다. IMF가 이번에 발표한 전망치는 향후 경제성장률은 하향, 소비자물가지수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국내에서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대비 1.3%나 올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서는 8.8% 높은 수준으로, 16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5년여만에 최대폭으로 오른는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2~3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선행지수다. 그러므로 3월 생산자 물가지수가 급등했다는 것은 최소한 2~3개월 이상 소비자물가 상승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물론 생산자물가 상승이 계속될 전망이므로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그 이상 지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의미와 전망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지만,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조정 폭이 크지 않고, 코로나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거한 2020∼2022년 3년간 평균 성장률도 높은 편이었다. 예컨대 G7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1.85%로 미국의 1.92% 다음이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사태 이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듯이, 이번에도 그럴 것이란 의미라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고, 현재 불안 요인은 국내에서 제어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폭을 30%로 높이고, 기간도 3개월 연장한 것은 서민경제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지만, 금리 인상은 물가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자부담을 가중시킨다.
코로나19로 흔들린 세계 공급망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치면서 빚어진 어려움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쟁이 끝나도 제재 등의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