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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한국의 작곡가 “류재준”

2008-03-14

한국의 작곡가 “류재준”
한국 작곡가 류재준(38)씨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폴란드 출신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75)의 뒤를 잇는다. 2008년 3월5일 폴란드 바르샤바폴란드 출신의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가 자신의 후계자를 공식 임명한다. 12년 째 열리고 있는 ‘베토벤 부활절 페스티벌’에서다. 펜데레츠키는 현대음악의 중요한 요소인 ‘불확정성’을 확립하며 이름을 알린 작곡가로 서양음악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중있는 인사다.


세계 속의 역사적 초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정주영 레퀴엠’으로 더 유명한 한국 작곡가 류재준씨의 교향곡 1번 ‘심포니아 레퀴엠’이 세계 초연됐다. 한국 음악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사적인 순간이 지난 5일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니아 홀에서 벌어졌다. 류재준의 신작 교향곡 1번 ‘심포니아 레퀴엠’(일명 ‘정주영 레퀴엠’)이 초연된 이날 바르샤바의 문화적 관심은 오직 이 작품에 대한 대화로 점철 되었다. 공연에 참석한 한국인들에게 축하인사가 이어졌고 위대한 거장의 새로운 후계자가 모든 사람들에게 소개되는 순간이었다. 10여 개국 대사와 폴란드 문화부 장관, 수많은 음악인사가 직접 관람한 이날 공연에서 연주 후 전원 기립박수라는 전무후무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제껏 외국 작곡가의 신작에 대한 이렇듯 열렬한 환호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의 연주는 처음부터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음악제 중 하나인 ‘베토벤 이스터 페스티벌’은 올해 12회를 맞는 신생 음악제다. 하지만 규모와 참여하는 연주자의 면면으로 더욱 유명한 이 음악제에는 이제껏 베를린 필하모닉, 비엔나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세인트 마틴 인 필드,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우 관현악단 등 정상급 연주단체와 로스트로포비치, 막심 벤겔로프, 크리스티안 짐머만, 엠마뉴엘 엑스, 아르토 노라스 등 대가들이 참여해 음악제의 품격을 한껏 격상시켜 왔다. 올해에만 24번의 연주회에 100여 곡이 연주되며 바로크부터 현대 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청중을 끌어 모으고 있는 이 음악제는 펜데레츠키의 부인인 엘쥐비에타 펜데레츠키가 음악 감독을 맡고 있다. 이런 국제적 음악제의 처음 시작 공연을 한국 작곡가의 작품으로 한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음악회는 ‘장인과 도제(master and apprentice)’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연주작품은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메타모르포지스’와 류재준의 ‘심포니아 레퀴엠’ 단 두 곡으로 프로그램됐다. 솔직히 연주 전에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전설이 되어있는 대가의 최고의 작품을 연주한 직후에 한국 작곡가의 작품이 초연된다는 것은 아무래도 비교가 될 뿐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펜데레츠키의 명성과 작품에 가려지기 십상일 터였다. 펜데레츠키가 누구인가. 불과 서른살의 나이로 혜성같이 세계 음악무대에 등장해 지금까지 최고의 자리를 한번도 내어주지 않은 거장 중의 거장이다.


영향력 있는 작곡가

펜데레츠키가 후계자로 임명할 인물은 한국인 작곡가 류재준 씨. 제자를 두지 않기로 유명한 이 깐깐한 작곡가가 “나를 승계할 유일한 인물”로 소개할 사람이다. 자신이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음악 축제와 연주 등의 임무를 류씨에게 넘긴다는 의미다.

1988년 서울 현대고등학교고등학교 3학년이던 류씨는 갑자기 작곡가를 꿈꿨다. 치열하게 사는 데 작곡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반대로 집에서 쫓겨나면서까지 공부했다. 서울대 작곡과에 덜컥 입학하고 난 후에는 학점이 1.0을 밑돌았다. 관심사가 지나치게 넓었기 때문이다. 유학을 떠난 후 음악학은 물론 심리학 박사까지 땄다. 물리학 학사학위도 가지고 있다. 그의 현재 관심사는 ‘사업’에도 뻗어있다.하지만 그는 2004년 수원대학교 교수로 초빙된 후 1년만에 그만 뒀다. 악기 연주만을 가르치는 한국 음악계의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 교육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펜데레츠키는 20세기 후반 현대음악의 주요 흐름을 이끈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세계 작곡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펜데레츠키의 작품이 여러번 연주됐으며, 그가 지휘자로 무대에 선 적도 있다. 내달 폴란드에서 열리는 베토벤 부활절 페스티벌 개막 콘서트에서는 펜데레츠키가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연주(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 협연)에 이어 류씨가 작곡한 '진혼적 교향곡 1번'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이 젊은 천재 작곡가를 따뜻하게 환영했고 인정했다. 한국의 작곡가가 세계 무대에 서는 순간 감동적인 유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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