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내용 중 일부 -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작가 이상의 <날개>는 이 충격적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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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銀貨)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인터뷰 :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방민호교수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라는 것부터 우리는 그걸 듣자마자 강렬한 인상을 받죠? 우리가 박제라는 것은, 살아있는 것처럼 모양을 갖고 있지만, 사실은 죽어있다 라는 점에서 박제가 되었다고 할 때는 생명력을 상실한 천재를 아느냐고 묻는 것이에요.이미 생명력을 상실해버린 천재작가인 자기 자신에 대한 어떠한 상실감과 고뇌를 이야기하기도 하죠.
이상과 주인공 ‘나’가 살던 1930년대는
일제의 억압과 파행적 자본주의의
극단에 놓였던 시대였습니다.
그들은 그 시대, 그 세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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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작가: 이상
1910년생. 본명 김해경.
1931년 시 ‘이상한 가역반응’을 통해 문단 데뷔
‘날개’는 1936년 9월 <조광>에 발표된 작품, 우리나라 최초의 모더니즘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