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의 구석진 곳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귀퉁이’와 ‘모퉁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두 표현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구별해서 사용해야 할 단어들입니다.
먼저 ‘귀퉁이’라는 말은 사물이나 마음의 한구석이나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가슴 한 귀퉁이에 왠지 모를 슬픔이 밀려왔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뜻으로는 ‘물건의 모퉁이나 삐죽 나온 부분’으로 ‘책의 네 귀퉁이가 다 닳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앞서 말씀드린 예문에서 ‘귀퉁이’라는 말을 ‘모퉁이’로 바꿔 보면, ‘가슴 한 모퉁이에 왠지 모를 슬픔이 밀려왔다.’가 되는데, 왠지 어색하게 들립니다.
그 이유는 ‘모퉁이’라는 말은 길이 각이 지게 꺾이거나 구부러진 곳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모퉁이’는 어떤 장소의 가장자리나 구석진 곳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라면 ‘방 한 모퉁이’ 같은 표현은 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모퉁이를 돌다’는 가능하지만 ‘귀퉁이’는 길에 대해서는 쓰이지 않기 때문에 ‘귀퉁이를 돌다’ 같은 표현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