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관용 표현에 ‘잡을손이 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잡을손’은 ‘일을 다잡아 해내는 솜씨’라는 뜻으로, ‘그는 체구는 작지만 잡을손은 아주 매섭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뜨다’는 ‘행동 따위가 느리고 더디다’는 뜻의 형용삽니다.
따라서 ‘잡을손이 뜨다’라는 말은 ‘일을 다잡아 하지도 않고, 한다고 해도 매우 굼뜨다.’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그는 잡을손이 뜨고 마음먹고 일을 할 때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렇게 쓸 수 있지요.
‘잡을손’을 ‘잡다’라는 동사와 관련지어 생각한다면 ‘잡다’의 피동형인 ‘잡히다’와 관련된 ‘잡힐손’이라는 표현도 함께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잡힐손’은 ‘무슨 일에든지 쓸모가 있는 재간’이라는 뜻인데, 예를 들어 ‘그는 잡힐손이라도 있어서 위기도 잘 모면한다.’와 같이 씁니다. 결국 ‘잡을손’과 ‘잡힐손’은 모두 ‘재주’나 ‘솜씨’와 관련된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이 두 표현과 단어의 구성 형태가 비슷한 표현인 ‘먹을알’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것은 동사 ‘먹다’와 ‘알’이라는 명사가 합해진 것으로, ‘그다지 힘들지 않게 차지한 실속이나 소득’이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