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입니다.
“이 정도 돈이면 전셋집을 얻을 수 있을까요?”
“아유, 요즘 전세가 얼마나 비싼데요. 이 정도론 택도 없어요.”
이 대화에서 나온 ‘택도 없어요.’라는 표현은 ‘어림없는 소리’라는 뜻으로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신데요,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택도 없다’는 ‘턱없다’라는 표현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턱없다’는 ‘이치에 닿지 않거나 그럴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 또는 ‘수준이나 분수에 맞지 않다’라는 뜻의 형용삽니다. ‘그의 말은 너무 턱없어서 아무도 그 말을 곧이듣지 않는다.’ 또는 ‘그는 대회에 나가기에는 턱없는 실력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많이 비싸다고 할 때 ‘턱없이 비싸다.’라고 할 때가 많은데, ‘턱없이’도 ‘턱없다’에서 나온 부삽니다. 이것을 ‘택없이’라고 하는 일은 없으니까 ‘택도 없다’ 역시 바른 표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턱’이라는 말은 보통 ‘OO할 턱이 없다’ 또는 ‘OO할 턱이 있겠어요?’와 같이 써서 ‘마땅히 그리하여야 할 까닭이나 이치’를 뜻하는 의존명삽니다. ‘그가 나를 속일 턱이 없다.’, ‘그 구두쇠가 돈을 낼 턱이 있겠어요?’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이성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