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내용 중 일부 -
#인터뷰 : 문학평론가 전소영
‘광장’은 1960년에 4.19혁명을 계기로 쓰인 작품입니다. 당시에 한국에서 분단이나 전쟁을 다룬 소설이라고 하면, 역사와 이념의 문제보다는 파괴된 개인의 슬픔, 비극, 이런 것들을 드러내는데 머무르는 경우가 좀 많았습니다. 그러나 ‘광장’은 4월 혁명의 힘입어서 쓰인 작품이었기 때문에 당대를 장악했던 이념과, 이념에 속박당한 인간의 모습을 분명하게 담아냈습니다.
추악한 밤의 광장, 탐욕과 배신과 살인의 광장,
선량한 시민은 오히려 문에 자물쇠를 잠그고 창을 닫고 있어요.
이런 광장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진 느낌이란 불신뿐입니다.
그들이 가장 아끼는 건 자기의 방, 밀실뿐입니다.
아무도 광장에 머물지 않아요.
필요한 약탈과 사기만 끝나면 광장은 텅 빕니다.
광장이 죽은 곳, 이게 남한이 아닙니까?
광장은 비어있습니다.
1961년 개정판 서문에서 최인훈 작가는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인간을 이 두 가지 공간의 어느 한 쪽에 가두어 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 고 했습니다.
인민이라구요? 인민이 어디 있습니까?
저는 월북한 이래 일반 소시민이나 노동자 농민들까지
어떤 생활감정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알았습니다.
그들은 무관심할 뿐입니다
그들은 굿만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끌려 다닙니다
그들은 앵무새처럼 구호를 외칠 뿐입니다.
과연 주인공 이명준은 밀실을 허락한 광장,
광장을 향해 열려있는 밀실을 찾았을까요~~
작가 최인훈은 자신과 이명준이 겪은 고뇌와 분단의 비극이
절대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랐을 겁니다.
작가: 최인훈 (1936.4.13.함경북도 회령 ~2018.7.23.)
고등학교 재학시절 6.25 한국전쟁으로 월남.
1959년 『자유문학』지에 「GREY 구락부 전말기」, 「라울전」로 문단 등단..
<광장>은 최인훈의 나이 24세이던 1960년에 발표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