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마루바닥을 지면에서 한층 높게 하고, 벽이 없이 기둥 위에 지붕을 얹은 집을 누각 혹은 정자라고 한다. 누각은 높은 언덕이나 돌 또는 흙으로 쌓아 올린 대(臺) 위에 세우는 규모가 큰 건물이고, 정자는 그보다는 작은 건물로, 경치 좋은 곳에 놀거나 휴식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누각과 정자를 합쳐 누정(樓亭)이라고 한다.
대개 양반들을 위한 공간으로, 진주 촉석루, 강릉 경포대, 남원 광한루, 서울 압구정동의 유래가 된 한명회의 압구정, 황희 정승이 지은 파주의 반구정 등이 유명하고, 안쪽에는 그곳을 거쳐간 문사들의 글귀 등이 걸려 있다. 정자 중에는 안쪽에 작은 온돌방을 만들어서 사계절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있다.
특히 전라남도 담양 지방에는 송강정, 식영정, 면앙정, 환벽당 등 많은 정자들이 남아 있는데, 이곳에서는 조선 후기의 빼어난 가사 문학 작품들이 탄생되어 가사문학의 산실로 여겨지고 있다.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관동별곡, 송순의 면앙정가, 이서의 낙지가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또한 양산보가 지은 소쇄원은 자연과 잘 어우러진 구조 속에 광풍각, 제월당 같은 정자를 만들어 조선시대 원림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충청남도 이남 지방에는 이와 비슷한 건축물로 ‘모정’이 많이 있는데, 이것은 농사꾼들을 위한 소박한 휴식공간이라는 점에 누정과는 차별화된다.
오늘의 선곡
1. 여름잠 – 그림연주
2. 소쇄원 – 원장현 대금, 안수련 신디사이저
3. 강릉 경포대 – 한자이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