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 의하면 북한의 전투임무기는 우리보다 2배가량 많다. 하지만 북한의 군대 전력 중 가장 열세로 평가되는 전력은 공군이다. 노후화 등으로 질적인 수준이 한참 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북한이 최근, 새로운 공중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최초의 공중조기경보기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해군에 이어 공군 전력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공중조기경보기와 공군의 전력 실태를 정대진 원주 한라대학교 교수와 진단한다.
北, ‘하늘의 지휘소’ 공중조기경보기 첫 공개
북한이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공중조기경보기를 전격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3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중조기경보기로 보이는 기체에 탑승하는 사진을 보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분석매체, 38노스(38 North)도 3월 초, 평양 순안국제공항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공중조기경보기는 우리의 연합훈련에도 자주 등장하는, 고성능 레이더 역할을 하는 항공기다.
지구는 둥글어서 지상 레이더 기지에서 10km 정도만 벗어나면 저고도로 침투해오는 비행체를 탐지하기 어렵다. 반면 공중조기경보기는 하늘에서 레이더로 아래쪽을 살펴서 더 먼 지역까지 탐색할 수 있고, 이동도 가능해서 더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도 있다.
공중에 떠서(Airborne), 아군지역에 적기가 침투해오기 전에, 먼저(Early) 알려줘서(Warning), 공중조기경보기(Airborne Early Warning)라 불리는 군용기를 북한군은 최근까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고려항공 화물기로 운용하던 IL-76 수송기 위에 레이더를 올려 개발해왔다.
北 첫 공중조기경보기 ‘완성’ 단계?
감시와 정찰자산의 확충이 절실한 북한은 위성의 성능을 높여 왔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운용하는 레이더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레이더를 여러 개 붙여서 다양한 공중과 지상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2023년 군사정찰위성을 2차례 발사했지만 실패했고, 2024년 3차 발사도 실패한 상황을 고려할 때, 공중조기경보기 개조도 외부의 지원이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에 잡힌 원형의 레이돔 상단이 중국제 공중조기경보기와 유사하다고 보도했고, 러시아 지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해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특히 북한이 공중조기경보기 개조 작업을 시작한 시점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무기 지원을 개시한 때와 비슷해, 러시아 기술 이전 가능성도 있다.
공군력 도약 위해 북한판 조기경보기 개발
북한 전투기의 기반은 러시아제로,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중 최신형도 1980년대 러시아에서 도입한 미그 29일 정도로 항공기 노후화에 발목이 잡혀있다.
반면 우리 공군은 적의 탐지와 추적을 피해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최강의 장거리 타격 전투기인 F-15K 등으로 무장해 북한이 인지도 하기 전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남과 북의 공군 전력 차이를 잘 알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공군 전력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부터 북한 공군의 다양한 항공기들이 실전 같은 비행 기술을 선보이는 전투비행술 대회를 열었고 지속해서 공군 부대 시찰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첫 조기경보기의 위력은 제한적
북한은 열악한 공중 정찰 능력을 보완하고 감시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공중조기경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 북한 공군력의 수준을 감안할 때 공중조기경보기의 개발과 작전 능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공중조기경보기는 전투기는 엄두도 못 낼 대형 레이더를 장착하고, 수백 ㎞ 밖의 여러 공중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