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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만수대창작사

#한반도 리포트 l 2025-07-09

한반도 리포트

ⓒ KBS News
최근 북한의 공식 대외 선전 웹사이트인 내나라가 만수대창작사 창작 국장을 지낸 미술가, 신학선 씨를 조명하면서 대표작으로 라오스의 국부 격인 카이손 폼비한, 전 주석의 동상을 소개했다. 만수대창작사가 어떤 곳이기에 이곳의 미술가가 라오스 국부의 동상을 제작했을까?
북한 최고의 예술가 집단인 만수대창작사를 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센터장과 살펴본다.

북한 최고의 미술 창작 단체, 만수대창작사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동상이 있는 만수대 언덕은 외국이나 지방에서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들리는 평양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바로 이곳에 만수대창작사가 있다.
1959년에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북한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술 창작 단체이자 혁명미술창작의 산실로 1970년대, 조각창작단을 모체로 미술 창작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며 우리의 동양화에 해당하는 조선화, 벽화, 도자기, 조각 등 20여 개의 분야별 창작단이 있다. 
1,000여 명의 미술가가 활동 중인 만수대창작사는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북한 최고의 명예 칭호인 인민예술가, 예술 부문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공훈예술가도 90여 명이나 된다. 

집단 창작, 체제 선전의 도구
만수대창작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집체작(集體作, 집체적인 지혜와 힘에 의거해서 진행되는 창작활동)’으로 불리는 집단 창작 방식이다.
창작사라는 이름도 집체미술을 지향하는 북한만의 독특한 미술제도로 북한 미술가들은 조선미술가동맹에 가입해 미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동맹에 가입한 미술가들은 북한의 독특한 사상 교양과 함께 노동당에서 지시받은 작품을 그려낸다. 창작 활동에 관한 계획서를 제출 후 노동당의 승인이 떨어지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 북한의 미술가도 개인 명의로 작품을 발표하지만 이곳에 가입하지 않으면 미술가로서의 개인적인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다.
작품의 주요 주제에는 북한 지도자 우상화와 사회주의·당 정책 선전 등의 구체적인 목적의식이 포함돼 있다. 북한 미술의 원칙과 지향을 담은 지침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미술론>에 따라 ‘나라를 이루는 인민대중이 모든 것의 주인’이라는 주체사상을 작품에 구현하는 것이다. 

국내 상징물부터 해외 대형 프로젝트까지
만수대창작사는 평양 만수대에 위치한 기념인 김일성·김정일 동상, 주체사상탑(평양 시내 대동강 기슭에 있는 주체사상을 상징하는 탑), 개선문(김일성의 독립 운동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지어진 건축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 등 북한의 주요 상징물 대부분을 제작했다. 
집단으로 진행됐지만 마치 한 사람이 만든 것 같은 통일감과 조화, 이를 통한 사회주의 이념의 구현은 2008년 독일 베를린 전시회 당시, 작품 상당수가 수만 유로의 고가로 판매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이런 반응을 토대로 북한은 2000년대 후반부터 만수대창작사의 미술품을 외화벌이에 활용했다. 
2010년 완공된 청동 조각상으로 높이는 약 50m로 미국의 자유 여신상보다 큰 세네갈의 아프리카르네상스기념상,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인근에 문을 연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콩고 등에도 대형 기념물을 건설하며 연간 1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이 북한의 외화벌이에 악용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재로 움츠린 날개, 다시 펼 수 있을까
독특한 집체작을 선보이는 만수대창작사의 미술은 신기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 
하지만 자유로워야 할 예술이 체제 선전과 외화벌이에 갇혀 있는 현실은 우려를 낳고 있다. 
관건의 북한의 태도 변화다. 예술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보편적 가치와 괴리된 현실 속에서 향후 북한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제 사회와의 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되며 날개가 꺾인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이 다시 세계 무대에 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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