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으로부터 분리독립한 남수단공화국(The Republic of South Sudan)이 9일 신생 주권국가로 정식 출범했다.
남수단은 이날 수도 주바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30여개국 정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기념식을 개최하고 분리독립을 공식 선포했다.
남수단 독립
남수단의 독립은 두 차례, 약 40년에 걸친 내전과 수백만 명의 희생을 딛고 얻은 결과다.
수단은 1955년 영국과 이집트의 공동통치에서 독립했다. 그러나 북부는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계가, 남부는 기독교와 토착신앙을 믿는 아프리카 흑인이 주류를 이뤄 한 국가라는 틀 안에서 공존하기 어려웠다.
이질적인 두 지역을 인위적으로 한 국가 체제로 묶은 것이 무리였고, 따라서 독립 직후 수단은 내전에 휩싸이게 됐다. 내전은 1955년∼1972년까지, 또 1983년∼2005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39년간 계속됐다. 보복의 악순환으로 희생된 사람은 수백만 명에 이르고, 현직 수단 대통령 하산 알-바시르는 학살 등 비인도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상태다.
남수단 독립의 길을 열어 준은 2005년 1월 체결된 수단 평화협정이다. 협정에 따라 남부에는 자치정부가 출범했고 6년 뒤 국민투표를 거쳐 남수단의 분리 독립 여부를 결정한다는데 양측은 합의했던 것이다. 이 합의에 따라 지난 1월 국민투표가 실시됐고, 98.8%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수단 분리가 확정됐다.
수단 독립과 유엔의 역할
9일 열린 독립 기념식에서 참석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람은 남수단 초대 대통령 살바 키이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반 총장은 기념식장에 도착하면서 남수단 국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수단 독립에 유엔이 큰 역할을 했고, 그 중심에 반 총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 총장 취임 당시 국제사회의 핵심 현안 중 하나가 수단 문제였고, 특히 다르푸르 사태는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반 총장은 수단 사태 해결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당시 유엔 평화유지군 중 최대 규모인 2만 명을 수단에 배치했던 것은 이런 반 총장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결과 남북 수단의 무력 충돌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었고, 이것이 정치적 해결을 위한 토대가 돼 결국 남수단의 독립이 순조롭게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남수단의 미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남수단이 193번째 유엔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은 이미 남수단과 수교에 합의한 상태다.
독립은 했지만, 오랫동안 차별대우를 받아 피폐한 남수단이 가야할 길은 멀고 험하다. 아프리카 5위 산유국인 수단의 석유 매장량 75% 정도가 남수단에 위치하고 있지만, 수출항은 북부에 몰려 있다. 성인 문맹률은 75%에 달하고, 인구의 절반은 하루 1달러로 연명한다.
그러나 반기문 사무총장이 이끄는 유엔이 지원을 계속하고, 한국이 개발경험을 나누며, 남수단 국민들이 독립을 쟁취한 의지로 노력한다면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