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안정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아베 정권의 독주체제가 계속되면서 평화헌법 개정 등 일본의 우경화 발걸음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어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당분간 냉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 압승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는 전체 242석 중 121석을 새로 뽑는 선거였다.
자민당은 지역구와 바례대표를 합쳐 65석을 획득했다. 이로써 자민당은 이번 선거대상이 아닌 ‘비개선 의석’ 50석을 합치면 총 115석으로 참의원 제1당으로 올라서게 됐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11석을 확보해 비개선 의석 포함 20석으로 종전보다 1석 늘렸다.
반면 86석으로 참의원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17석을 얻는데 그쳐 비개선 의석을 포함, 59석으로 참의원 제2당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자민․공명 양당은 참의원에서 135석을 확보, 참의원 상임위원장을 독점하는 것은 물론 모든 상임위 위원의 과반수를 확보하는 이른바 ‘절대안정 다수’를 점하게 됐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므로 자민당 아베 신조 내각은 중․참의원 모두 안정 다수를 점해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닦았다.
일본은 2016년 7월 다음 참의원 선거 이전에는 선거가 없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중의원을 도중에 해산하거나,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향후 3년가량은 아베 정권의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아베노믹스
이에 따라 우선 ‘아베노믹스’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아베노믹스는 한 마디로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 일본을 20년 저성장의 늪에서 건져 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경제 재건에 대한 기대감이 아베 정권 지지율을 크게 높여줬고, 그것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인접국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일부 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아베노믹스의 피해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정부담 등으로 일본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6개월이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우경화와 한일관계
참의원 선거 압승은 아베 내각의 우경화도 가속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군대 보유를 금지하고, 자위대의 전수방어를 규정한 평화헌법 개정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다. 일본의 주변국과의 역사 인식, 영유권 갈등 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이번 선거 승리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거침없는 우경화 움직임을 보여줄 전망이다. 특히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보수층의 의식하면, 역사인식과 영유권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따라서 한일관계도 지속적으로 냉각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선거가 끝났으므로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경제 재건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경우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에서 한 걸음 물러나 유연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이념’보다는 ‘실리’를 취하는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