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일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 무인항공기 활용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백령도와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가 북한에서 제작됐다는 군과 정보 당국의 정밀 분석 결과에 따라 대응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
파주에서는 3월24일, 백령도에서는 3월31일 각각 추락한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발견됐다. 군과 정보 당국은 이를 정밀 분석하고, ‘북한의 초보적 정찰용 무인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 근거는 기체의 형태와 항적, 부품에 적힌 표기법 등이다.
파주 무인기는 길이 1.9m, 폭 1m 정도였고 백령도 무인기도 비슷했다. 레이더와 육안 관측을 회피하기 위해 소형으로 제작, 하늘색으로 칠했으며, 재질은 탄소소재인 폴리카본에이드였다. 남은 연료는 북한까지 귀환할 만한 양이었고, 회수방법은 십자형 낙하산이었다. 이는 모두 민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군사용이다.
특히 파주 무인기 엔진 배터리 뒷면에는 ‘기용날자’, ‘사용중지 날자’ 등 북한식 표기법의 문구가 확인됐다.
백령도 무인기는 북한 황해남도 온천 비행장에서 이륙한 것으로 판단됐다. 공군은 온천비행장 상공에서부터 무인항공기 비행을 포착, 추적했으며 백령도 해병부대는 무인기가 접근함에 따라 벌컨포 300여 발을 발사했다. 그러나 벌컨포 사거리가 2㎞여서 고도 3㎞로 비행하는 무인기를 격추시키지는 못했다.
두 무인기 모두 촬영용 일본제 소형 카메라를 장착했다. 실시간 영상 송·수신은 불가능하며 정지영상을 촬영하고 회수하는 방식이었다. 촬영된 영상은 구글 위성사진보다 해상도가 낮았다.
당국은 이들 무인기의 현재 탑재 중량이 1㎏ 정도여서 군사 공격이나 테러용은 아니지만, 이를 발전시키면 생·화학 무기를 탑재, 테러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무인기 현황
군 당국은 북한이 현재 무인기 3종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무인비행기 D-4를 도입해 자체 개조해 만든 방현-Ⅰ·Ⅱ는 길이 3.23m 고도 3㎞, 최대 시속 162㎞, 작전반경 4㎞에 20∼25㎏의 폭약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중동에서 수입한 길이 8m 작전반경 90㎞인 ‘VR-3레이’, 길이 2.7m 작전반경 60㎞인 러시아산 ‘프라체-1T’ 등도 운용 중이다.
북한은 또 2013년 저공 비행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공격하는 무인타격기를 개발, 실전 배치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중동 국가에서 미국산 스트리커를 도입해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은 무인정찰기 송골매, 서처, 스카이락-II, 유사시 북한 방공망을 격파할 수 있는 무인타격기 ‘하피’ 등을 운용하고 있다.
길이 4.8m, 체공시간 5시간, 작전반경 110㎞의 송골매는 2002년부터 군단급 부대에 배치돼 북한군 병력과 장비, 이동표적 등에 대한 실시간 영상정보를 제공해 준다. 서처와 스카이락-II는 2005년과 2009년 각각 이스라엘에서 1대씩 도입돼 운용 중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미국과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구매계약을 체결한다. 2018년까지 4대가 도입된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수준급으로 작전 비행시간은 38∼42시간, 작전 반경은 3천㎞에 달한다.
한편 군 당국은 낮은 고도로 나는 비행체를 포착하기 위한 저고도탐지레이더를 국외에서 긴급히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