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0일 세입·세출 마감 결과, 2014년 국세수입은 205조5천억 원으로 예산 216조5천억 원에 못 미쳐, 10조9천억 원 결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세수결손 규모는 역대 최대치로 내수경기 부진 속에서 기업 실적이 악화된 탓으로 분석됐다.
세수결손
세목별로 보면 가장 부진했던 분야는 법인세였다.
정부 예산상 법인세 세수 규모는 46조 원이었지만 실제 거둬들인 법인세는 42조7천억 원에 그쳤다. 이는 예산보다 3조3천억 원이나 덜 걷힌 것으로 전체 세수결손 규모의 1/3 가까이 차지했다. 전년에 비해서도 1조2천억 원, 약 3% 줄었다.
법인세수 감소는 경기 부진과 경영 실적 악화 등으로 기업 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체 법인소득은 신고 기준 2013년 229조9천억 원에서 지난해 219조2천억 원으로 4.6% 감소했다.
법인세 다음으로 큰 세수결손을 기록한 세목은 관세였다.
관세는 8조7천억 원으로 예산 대비 1조9천억 원이 덜 걷혔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내수 경기 위축에 따른 수입 부진 때문이다.
내수 부진으로 부가가치세도 57조1천억 원에 그쳐 예산보다 1조4천억 원 부족했다.
반면, 근로소득세는 25조4천억 원으로 예산보다 5천억 원 더 걷혔다. 전년에 비해서는 15.5%, 금액으로는 3조4천억 원이 늘어났다. 기재부 측은 이에 대해 취업자 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세법 개정으로 인한 세수 증가 규모가 1조 원 정도였고, 임금 상승도 근로소득세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실제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13년 309만5천 원에서 지난해 319만5천 원으로 2.3% 올라갔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 힘입어 거래가 늘어난 탓에 양도소득세도 8조1천억 원으로 예산보다 1조1천억 원 더 걷혔다.
의미와 전망
2014년 세입 결산이 보여주는 것은 한마디로 ‘경기 부진’이다. 이에 따라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했고, 3년 연속 결손이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1년 후 다시 4년 연속 세수결손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올해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축소 효과가 나타나고 경기회복 흐름이 확대돼 법인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예산상 세수 전망치는 전년도 예산보다 2.1% 늘어난 221조1천억 원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도 3조 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예산정책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실질성장률이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세수 전망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유로존의 침체, 유가하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 등이 경제회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로 지적됐다.
세수결손은 2012년 2조천억 원, 2013년 8조5천억 원, 2014년 10조9천억 원으로 계속 확대돼 왔다. 세수결손은 정부가 쓸 돈을 못쓰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고, 이는 재정을 동원한 경기 회생을 어렵게 만든다.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