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Go Top

아티스트

레드벨벳

2014-11-07

그는 40대 힘없는 가장입니다
구조조정 물살에 쓸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직장인.

그러나 집에선 아무런 내색도 할 수가 없습니다
속이 타면 애꿎은 담배만 뻑뻑 피워댈뿐

상관의 질책..무거운 업무..
치이고 눌려서 그는 점점 작아져만 갑니다.
그의 아내는 불행합니다.

“휴 또 적자야..‚”

구멍난 가계부가 싫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구차한 살림이 싫고. 돈을 더 펑펑 쓰고 싶고..
가슴이 자꾸만 팍팍해져 갑니다

“이렇게 살려고 결혼을 한건 아닌데.. 그래도 한 땐 행복했었는데..”

이래저래 늘어가는건 짜증과 주름살뿐..짧은 대화조차도 부부의 식탁을 떠난 지 오랩니다.
결혼기념일.. 아침부터 토라져 얼굴을 붉히고 있는 아내에게 그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주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기뻐하며 따라나섰습니다
백화점 쇼핑이나 근사한 외식을 기대했지만 그가 아내를 데려간 곳은 백화점도 레스토랑도 아니었습니다

얼음집 쌀집 구멍가게..

게딱지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그곳은 부부가 신혼살림을 차리고 장미빛 달콤한 꿈을 꾸던 달동네였습니다
부부는 세들어 살던 쪽방을 찾아갔습니다

그 창너머로 부부가 본 것은 초라한 밥상앞에서도 배가 부르고 아이의 재롱만으로도 눈물나게 행복한 아내와 남편...
바로 10년전의 자신들이었습니다.
한참을 말없이 서있던 아내가 소매끝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가 첫마음을 잊고 살았군요..‚”
“그래..첫마음..‚”

첫마음.. 그것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Close

우리 사이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쿠키와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계속 이용함으로써 당신은 이 기술들의 사용과 우리의 정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