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사이좋은 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아우 먼저~”
“아니, 형님 먼저~”
형제는 아주 어릴 때부터
콩 한 쪽만 생겨도 나눠먹을 정도였답니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 형제는 어른이 됐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형제는 부모님의 논을 똑같이 나눠 가졌습니다.
가을이 깊었고, 어느덧 벼를 수확할 때가 됐습니다.
그 해 수확을 마친 형제는 볏단을 한 짐 가득 지고는
한밤중에 서로의 논에 몰래 가져다 놓았습니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이지? 오늘도 볏단이 그대로네”
“어제 분명 동생 논에 볏단을 갖다 놨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아마도 착각을 했나보다 생각하고,
그날도, 그 다음 날도 형제는 밤마다 서로의 논에다 볏단을 날랐습니다.
보름달이 휘영청 뜬 어느 날 밤.
형제는 지게에 볏단을 잔뜩 싣고 서로의 논으로 갔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걷던 형제는 그만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아니 형님, 여기서 뭐 하세요?”
“그러는 넌? 이 밤중에 뭘 하고 있니?”
자기네 논의 벼가 줄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된 의좋은 형제는
오랫동안 서로를 위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아니, 아우 먼저.”
“아니, 형님 먼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