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산이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던 산이는 집안 일을 많이 했습니다.
“어머니, 저 나무하러 가요”
“너무 산 속 깊숙이는 들어가지 마라. 호랑이가 나올지도 몰라”
그런데 산이는 그날 산꼴짜기 깊숙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나무를 한 짐 가득 실은 지게를 막 어깨에 지려고 할 때였습니다.
정말 집채만한, 덩치가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난 겁니다.
산이는 온 몸이 와들와들 떨리는 걸 간신히 참고 얘기를 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고, 형님. 그렇게 찾아다녔는데 여기서 뵙네요.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형님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저한테 쌍둥이 형님이 있다구요.”
호랑이는 산이 얘기를 곧이곧대로 믿었습니다.
“아~ 그랬구나. 어쩐지 어릴 때 나만 어머니가 없었거든. 어머니는 잘 계시지?”
호랑이의 배웅을 받으며 산이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아침, 밥을 지으러 나가던 어머니가 산이를 급히 불렀습니다.
마당에 놓인 멧돼지를 자세히 보니
목에 커다란 호랑이 이빨자국이 보이는 거 있죠.
“우리가 진짜 가족인줄 알고 뭐라도 해주고 싶었나봐요”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수가..”
호랑이가 갖다 준 산짐승의 고기와 가죽을 팔아서 산이네 형편이 좋아졌고,
산이와 어머니도 호랑이를 가족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요. 멀리 산에서도 호랑이가 목 놓아 우는 소리가 들렸는데요.
호랑이 울음소리는 몇날 며칠이나 계속 됐습니다.
“형님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아나보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호랑이는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년이 돼 산소에 갔는데,
하얀 댕기를 두른 새끼 호랑이 3마리가 울고 있는 겁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아무 것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더니 병이 들었어요. 그러더니 그만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요.”
산이는 근처 바위 밑에 묻혀있던 호랑이 형님을 어머니 산소 옆에 잘 묻어줬습니다.
그 후로 산이는 호랑이 조카들과도 가족처럼 행복하게 잘 지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