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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부터 차오르는 물까지 땅속 고군분투…영화 ‘싱크홀’

#연예뉴스 l 2021-08-03


11년 만에 힘겹게 마련한 내 집이 땅속 깊이 꺼져버렸다. 빌라 한 채를 통째로 삼켜 버린 초대형 싱크홀(땅 꺼짐), 도심 한복판에 터진 이 황당한 재난에 직면한 이들이 살아서 지상으로 올라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름을 맞아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을 이어가는 가운데 재난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 '싱크홀'이 통 큰 스케일을 자랑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초고층 빌딩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를 소재로 한 영화 '타워'(2012)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의 신작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세 가족의 가장 동원(김성균)은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한다. 술을 진탕 마신 김 대리(이광수)와 인턴사원 은주(김혜준)는 동원의 집에서 하룻밤 머무는데, 다음 날 아침 이들이 집을 나서기도 전에 땅이 말 그대로 무너져 내린다. 동원과 이사 첫날부터 사사건건 부딪치는 만수(차승원)와 그의 아들(남다름)도 이들과 함께 고립돼 생사를 함께하게 된다.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싱크홀을 소재로 한 영화는 땅 아래 500m로 청운빌라를 집어삼키며 사상 초유의 재난 사태를 선포한다. 영화 속 싱크홀은 우리가 흔히 보는 지반이 조금 내려앉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치 롤러코스터가 내리막길을 내달리듯 순식간에 땅속으로 건물이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시각적으로 놀라움을 준다.

창문이며, 벽이며 모든 것이 깨지고 부서진 채 땅속에 놓인 건물은 실제 재난 현장을 방불케 한다. 제작진은 지하 공간을 실감 나게 그리기 위해 대규모 암벽 세트를 만들고, 인공적 지진을 만드는 짐벌 세트를 이용해 건물의 흔들림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폭우로 물이 점점 건물 옥상까지 차오르는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재난 영화처럼 긴박하게 연출됐다. 주연 차승원은 이렇게 공들인 연출에 대해 "돈 들어간 티가 나는 작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바이벌 연기를 펼친 배우들은 진흙으로 된 늪에 빠져 입으로 들어오는 흙을 뱉어내고, 폭포처럼 떨어지는 세찬 물줄기를 맞아가며 난간을 붙잡고 고공에서 위태롭게 버티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극 중 각자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차승원과 김성균은 영화 후반부에 가면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돼 있다. 영화 내내 넘어지고, 구르고, 소리치기를 반복하는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의 연기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최근 시사회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재난 속 재미'라고 꼽았다. 여기에 더해 영화에는 내 집 마련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젊은이들의 좌절, 빌라 대신 집값이 잘 오르는 아파트를 샀어야 한다는 한탄, 회사에서 명절 선물도 받지 못하는 인턴사원의 서글픔 등 공감 가는 이야기도 녹아있다. 재난 상황에서 빠질 수 없는 신파적 요소도 뻔하지만 확실하게 따뜻한 감성을 불러낸다.

다만 주인공이 의외의 상황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설정이나 머쓱한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하려는 시도들은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편이다. 고립된 상황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건물 사이를 이리저리 넘어 다니는 긴박감 속에서 웃음을 터트린 재난 코미디 '엑시트'(2019) 같은 텐션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다.

오는 11일 개봉. 상영시간 114분.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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