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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콩깍지’ 배누리 “MZ 며느리 당차지만 밉지 않게 연기”

#연예뉴스 l 2023-03-28

‘내 눈에 콩깍지’ 배누리 “MZ 며느리 당차지만 밉지 않게 연기”


"아무리 당차도 딸이 엄마한테 대드는 것과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말대꾸하는 건 다르잖아요. (웃음)"

최근 종영한 KBS 2TV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에서 남편과 사별한 뒤 시댁에서 아이를 키우는 20대 싱글맘 이영이는 착하지만, 맥 없이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그동안 가족드라마에 나온 고분고분한 K-며느리와 달리 시어머니 억지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할 말은 속에 담아두지 않고 입 밖으로 다 쏟아낸다. 소위 말해 'MZ세대 며느리'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배누리(30)는 "영이가 시어머니와 맞붙는 연기를 할 때는 당차지만, 밉지 않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영이가 미워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말투도 좀 더 차분하게 하고, 후반부 싸우는 장면에서조차 감정을 다 내지르지 않고 참았죠."

극 중 이영이는 육아와 집안 살림에, 점심시간에는 시댁의 가업인 곰탕집 서빙을 돕고 밤에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뛰는 빡빡한 삶을 살지만 늘 명랑하고 씩씩하다. 쉽게 주눅 들지도 않는다.

다만 아들을 잃은 시어머니 오은숙(박순천 분)에게는 맹랑하기 짝이 없는 며느리다. 오은숙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아들의 죽음이 며느리 탓 같아 자꾸 "내 아들이 너 때문에 죽었다"는 등 모진 말을 내뱉는다. 한 마디 구박에 납작 엎드리면 안쓰럽기라도 하겠는데, 지지 않고 열 마디로 말대꾸하니 속이 뒤집힌다.

배누리는 "영이는 요즘 시대에 없을 것 같으면서도 있을 법한 인물"이라며 "이른 나이에 결혼한 뒤 남편과 사별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경험이 있을 뿐이지 열심히 사는 모습은 여느 청춘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어머니를 미워하는 감정도 있지만, 어릴 때 부모를 잃은 영이한테 시부모는 감사한 존재기도 하다"며 "시어머니가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으로는 영이를 딸처럼 생각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남편이 죽은 뒤에도 따로 나와 살지 않고 시댁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누리는 극 중 남편을 잃은 이영이와 아들을 잃은 시어머니는 서로의 마음을 가장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야속한 존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복잡미묘한 감정을 안기는 존재가 바로 가족이라고 했다.

그는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가족의 정이 있다. 그런 정이 없으면 잔소리도 안 하고 타박도 안 할 텐데 가족이라고 여기니 싸우기도 하는 것"이라며 "영이가 매번 시어머니한테 모진 말을 들으면서도 한 귀로 흘려보내는 건 시어머니도 자기를 가족으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말 밉기만 해서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하면 버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 제삿날 영이가 다른 시댁 식구한테 뺨을 맞으니 시어머니가 대신 역정을 내고, 드라마 후반부 영이가 집을 뛰쳐나갔을 때 화해하려고 손을 먼저 내밀어주는 것도 시어머니"라며 "맨날 투덜거려도 남들 앞에서 딸처럼 챙겨주는 따뜻한 존재"라고 덧붙였다.

"시어머니뿐만 아니라 시댁에는 항상 영이 편을 들어주는 시아버지와 시할머니가 있어요. 영이에게 시댁은 제2의 가족이자 울타리죠. 자기편을 들어줄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이는 박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누구보다도 잘 산 인생이죠."

드라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던 영이가 대기업에 인턴으로 입사해 정규직이 되고,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성장 스토리도 담고 있다.

배누리는 "영이가 들었던 말 중에 '한 발짝 나아가고 싶은 순간이 오면 멈추지 말라'는 대사가 있다. 저한테도 도움이 됐던 말"이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면 더 쟁취하고 싶은 것이 생기고,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고, 자존감도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배누리도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2008년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고 2010년 공포영화 '미스터 좀비'로 연기를 시작한 배누리는 '내 눈에 콩깍지'에 출연하기 전까지 크고 작은 역들을 거쳤다. '해를 품은 달'(2012)에서는 잔실이 역으로 눈에 띄며 이후 작품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지만, 한동안은 조·단역에 머물렀다.

"긴 시간 동안 힘이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정말 이 길이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 시간이 없었다면 이번 드라마를 절대 소화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루아침에 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액션도 로맨틱 코미디도 차근차근 보여주고 싶어요."

[사진 출처 : KBS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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