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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제의 상징,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이듬 해 순국한 안중근 의사.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었다가 우리나라가 주권을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 사형을 하루 앞둔 1910년 3월 25일, 안중근 의사는 중국 뤼순감옥으로 면회를 온 두 동생에게 유언을 남겼지만 안 의사의 유해는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 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서 남과 북이 2005년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발굴 합의한 바 있으니, 어떤 활동을 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일본이 비밀리에 매장한 안중근 의사의 유해

광복 후, 해외에 묻힌 독립운동가 유해 찾기에 나선 백범 김구 선생을 시작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으려는 시도를 했었지만 유해는 찾지 못했다. 안중근 의사의 묘가 독립운동가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한 일본이 비밀리에 매장해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희망의 실마리는 안중근 의사 순국 당시, 뤼순감옥 소장의 딸이 제공한 사진에서 시작됐다. 1911년, 뤼순감옥 뒤편 묘지에서 사형수 천도제를 지낸 뒤 찍은 두 장의 사진으로 이를 토대로 2005년, 남북은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2005년, 남북 합동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발굴단’

안중근 의사의 고향은 황해도 해주. 북한에서는 안 의사가 해주 출신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고, 1970년대와 1985년에는 중국 현지 유해 조사에 나섰다. 대규모 조사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던 북한은 한국 정부가 새로운 자료를 제시하자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뜻을 모았다. 그렇게 2005년 9월 15일 구성된 ‘남북 공동 유해 발굴단’은 2006년 6월, 중국 뤼순에서 공동 조사를 진행했다. 

‘남북 공동 유해 발굴단’은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답사를 하고, 2007년 4월,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진행했다.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공동 발굴은 이뤄지지 않아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관한 북한의 태도는 적극적으로,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공동 발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되자 북한이 ‘남측 단독 조사도 무방하다’고 통보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과의 협조체계에도 문제가 생겼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사업은 준비 과정에서 한국, 북한, 중국이 협력한 국제적 공동 사업이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문화재 보호 구역이라고 했던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에 아파트를 짓는 공사가 시작되자 한국은 서둘러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함께 하지는 못 했지만 북측의 동의와 중국의 협력 속에 2008년 3월 26일. 뤼순감옥 뒷산 해발 90m의 원보산 하단에서 진행된 발굴 작업. 발굴단은 29일 동안, 2만 5000㎡ 유해 매장 추정지역 중 4952㎡를 파며 유해를 찾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 조사 당시 이미, 아파트를 짓는 부지 평탄공사가 거의 완료된 상태였다. 

답보 상태 속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사업

2010년에도 한국 정부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했지만 중국 정부는 확실한 문건 없이는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남북한 공동 발굴을 요구해서 이후의 발굴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 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유해 발굴이 재개될 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북한과 공동으로 발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북이 함께 나서야

남북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함께 하는 것은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남북이 힘을 모아 우리의 뿌리를 찾아내고 독립과 애국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통일을 열어가는 첫 걸음이고, 한반도의 통일은 아시아의 평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국의 독립뿐 아니라 동양 평화론을 제시했던 안중근 의사. 

그 뜻을 계승하는 길은 남북이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공동으로 유해를 발굴하는 작업에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