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News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네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올렸다.

이는 치솟는 물가와 원-달러 환율 등을 고려해 단행된 것으로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의 2.7%에서 0.1%포인트 내린 2.6%로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상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에 대해 “앞으로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5월 전망치를 하회하는 2.6%, 2.1%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 역시 5월 전망치 올해 4.5%와 내년 2.9%를 크게 상회하는 5.2%, 3.7%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5.2%는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방향에 대해 금통위는 국내 경기 하방 위험,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물가 상승이 예상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 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금리 동향

앞서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추가로 0.25%를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날까지 약 1년 사이 0.25%포인트씩 여섯 차례, 0.50%포인트 한 차례 인상돼 기준금리는 0.50%에서 2.50%로 높아졌다.

배경과 전망

금리 인상 배경은 급격한 물가 오름세와 한미 금리 역전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오른 108.74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큰 고려사항이었다.

지난 7월 미국이 두 달째 한꺼번에 0.75% 포인트를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졌다. 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처지였다.

이번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상단이 같은 수준이 됐지만, 미국이 또다시 최소 ‘빅 스텝’을 단행할 전망이어서 금리 역전 상황은 재연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빅스텝을 밟기에는 경기 상황이 불안해 0.25%씩 올리는 ‘베이비스텝’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