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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發 금융 불안

2022-10-27

뉴스

ⓒYONHAP News

강원도 춘천에서 운영 중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기반 조성사업을 진행한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면서 빚어진 이른바 ‘레고랜드’발 금융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빚어진 채권시장 자금 경색이 그동안 가장 신용도가 높은 지방자치단체와 우량 공기업에까지 번지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김진태 강원지사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BNK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2천50억 원을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고자 중도개발공사에 대해 회생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9월28일의 일이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신용등급에 준하는 높은 신용도를 부여해왔던 시장의 신뢰를 단번에 흔들어놨고,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켜버렸다. 강원도 측은 회생 신청 발표 당시부터 보증 채무를 이행하겠다고 수차 밝혔다고 주장했다. 즉 “보증 채무 회피 의사 표시를 안 했으므로 채권시장 자금 경색 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레고랜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정부는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 수습에 나섰다. 이에 강원도는 채무보증 지급금 2천50억원을 예산에 편성해 오는 12월 15일까지 갚겠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가라앉기는커녕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레고랜드

춘천 레고랜드는 국제규격 축구장 39개 규모 면적의 테마파크로 세계적으로는 10번째 만들어진 것이다. 2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고 브릭으로 지어진 40여 개의 놀이기구와 7개의 클러스터로 조성돼 있으며, 레고를 테마로 한 154실 호텔도 들어섰다.

레고랜드는 사업 시작부터 온갖 논란으로 숱한 진통을 겪었다. 청동기 시대 유물 발굴, 시행사 자금부족 등으로 사업 착수가 7년간 지연됐고 강원도와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지분 명목으로 3%의 임대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불공정 계약 논란이 일었다. 또 레고랜드 직원 1천여 명 중 80%가량이 비정규직이어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정식으로 문을 연 후에도 이용객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5차례 놀이기구 멈춤 사고, 연간이용권을 팔고서 휴장이 제대로 고지되지 않는 등의 운영 미숙, 볼거리와 즐길 거리의 부족, 비싼 주차료 등이 원인이다.

정치적 논란도 복잡하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취임초기부터 전임 지사가 추진했던 레고랜드 등의 사업 재검토를 공언해왔다. 레고랜드 사업 효과가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파장

이런 가운데 레고랜드는 동절기를 맞아 11월부터 12월까지 평일 휴장, 내년 1월부터 3월 23일까지 전면 휴장 계획을 발표했다. 자금 경색과는 무관한 동절기 유지관리를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연간 지방세수 44억 원 증대 효과를 기대하던 강원도와 춘천시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레고랜드 사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신용등급 AA+인 인천도시공사는 최근 500억 원 규모로 3년물 공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투자자를 찾지 못해 계획을 접었다. 이 외에도 지자체, 공기업 등이 공사채 발행에 실패하거나 목표에 미달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금융 불안이 쉬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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