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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아파트

#한반도 리포트 l 2022-10-26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지난 2월 평양 화성지구 만 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을 가졌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를 통해  평양에 해마다 1만 가구씩, 2025년까지 총 5만 가구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북한에서도 대표적인 주거 공간인 아파트와 관련된 궁금증을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전영선 교수와 알아본다. 


계층으로 나뉘는 주택

북한에서 주택은 계층의 상징으로 특호주택을 시작으로 4호, 3호, 2호, 1호까지 다섯 등급으로 나눠진다고 한다. 특호는 고급 간부들에게 배정되고, 호수가 내려 갈수록 계급도 낮아지는데 일반근로자들에겐 1호 주택이 공급된다고 한다. 이렇게 북한의 아파트는 국가에서 지어서 공급하기 때문에 다분히 정치적이다. 이런 현상은 김정은 국무 위원장 집권 후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6.25 전쟁 이후 본격화돼

북한에서 아파트 건설이 본격화된 것은 6.25 전쟁 이후다. 당시 전쟁으로 평양 등 주요도시 대부분이 파괴됐고,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김일성 주석은 도시재건에 집중했고, 특히 주택의 대량공급을 중시했다. 1954년 노동자 아파트를 시작으로 아파트들이 대량으로 건설되기 시작했다. 아파트가 건설되던 초창기, 북한에서도 서양식 건물과 우리 전통주거문화의 조화가 숙제였다.

나라 전체가 전쟁으로 파괴된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당시 북한의 선택은 조립식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14분 만에 한 채씩 주택을 조립한다며 ‘평양속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1970년 이후 큰 변화 이뤄져

1970년대 들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가 본격화되면서 북한의 아파트도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북한 매체들도 70년대를 ‘일대융성 번영의 시대’라고까지 강조했다. 

1970년대까지 북한의 아파트건설이 주로 속도에 집중했다면,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속도는 기본이고, 높이와 규모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화려한 고층살림집들이 등장했는데 창광거리가 대표적이다. 

평양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창광거리는 1980년 1단계, 1985년에 2단계가 준공됐는데 1, 2층에 상가가 있는 3,40층짜리 주상복합형 아파트다

북한의 기존 아파트에 비해 창광거리의 아파트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지만 직선 위주의 아파트란 점에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축론이 제대로 적용된 곳은 평양 서남부의 관문인 광복거리다. 광복거리 아파트들은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자들의 숙소로 만들어졌는데, 외관부터 기존 아파트와는 완전히 달랐다. 


김정은 시대의 아파트 정치 

북한의 아파트는 2012년 김정은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았다.

2012년 6월 만수대지구 창전거리에 45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단지, 2013년 은하과학자거리,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 건설했고, 2014년에는 위성과학자주택지구와

김책공업종학대학 교육자 살림집을 건설했다. 

2015년에는 미래 과학자거리, 2017년엔 려명거리, 2022년에는 보통강 구역 다락식 주택과 송화거리가 건설됐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거의 해마다 새로운 지구에 새로운 형식으로 아파트 건설이 추진됐고, 아파트는 김정은 시대 정치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북한 아파트의 큰 변화라면 평양의 스카이라인을 바꿔 놓을 정도의 초고층건물들의 등장이다. 평양의 맨해튼이라고, 평해튼이라고까지 불릴 정돈인데 지난 4월에 완공된 송화거리에도 80층짜리 초고층아파트가 건설됐다. 

이곳을 찾은 북한 선전매체의 리포터는 엘리베이트를 시승하며 높은 건물에 어울리게 북한 주민의 존엄이 높아졌다고까지 강조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전력난 때문에 고층을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평양에서 살았던 북한이탈주민에 따르면 초고층 아파트에서 사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고 하고, 심지어 평양도 전기 공급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아파트는 생존을 위한 주거공간이면서 욕망과 신분의 상징이고, 또 충성에 대한 대가이기도 하다. 2025년까지 평양에 5만 세대를 짓겠다는 당국의 계획이 일정대로 지켜질지, 그리고 일반 주민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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