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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 우표 읽기

#한반도 리포트 l 2023-08-02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지난 6월 북한 매체는 까치를 국가를 상징하는 새라며 국조(國鳥) 우표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만 해도 강인하고 용맹한 민족의 성질을 닮았다며 참매를 국조라고 했었는데 최근에 바뀐 것으로 보인다. 올 초 국가 상징법을 다루며 사상교양을 거듭 강조했던 북한이 친근한 국가 이미지를 전하려는 모양새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 7월엔 농민들의 생활상 그림을 바탕으로 한 우표 도안을 공개했다. 올해 경제 분야 12개 중요고지 1순위로 알곡을 선정했는데 이와 같은 농업중시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렇게 북한에서 우표는 우편통신의 기능뿐 아니라 체제선전이나 외교적 표현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한 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가 담겨있는 우표가 북한에서는 어떤 의미를 담는지 통일연구원 이지순 박사와 알아본다. 

최고 지도자와 그 가족들을 우표에 담다 
지난해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나타났다. 김주애는 화성-17형 발사 공로자들과의 기념 촬영에도  동행했다. 지난 2월, 북한 조선 우표사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사진을 토대로 구성된 우표 도안을 공개했다. 8종의 우표 가운데 5종에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미사일을 배경으로 손을 잡고 나란히 걷거나, 팔짱을 낀 모습 등이 담겼다. 김주애가 우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는 상황이라 눈길을 끈다. 사실 이전에도 북한의 우표에 최고지도자 일가가 등장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김정은 위원장의 할머니 김정숙으로 다양한 모습을 담은 우표들이 발행됐고, 김일성주석의 부모와 조부모, 숙부 김형권과 동생 김철주의 경우에도 독립운동을 주제로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그리고 최고지도자가 등장하는 경우를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80년대 공식적인 2인자 반열에 오른 후 처음으로 독사진으로 된 우표가 발행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첫 우표 발행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2011년다. 아버지와 함께 등장했고, 우표문구도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만 나왔다. 그리고 2012년 북한 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 기념우표엔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모습이, 소년단 창립 66돌 경축행사 우표엔 김정은 위원장이 소년단원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의 단독 사진으로 된 우표가 처음으로 나온 것은 2013년으로 권력을 승계 받은 지 1년이 지나고 난 뒤 첫 육성 신년사를 선보인 직후였다. 

내부 상황과 국제 정세를 고려해 달라져
북한의 우표발행은 내부 상황이나 국제정세를 고려하여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김주애가 등장하는 우표 역시 국제사회를 향한 대외적인 메시지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우표발행 역사를 보면 1884년 4월 우정총국이 설치되고 그 해 11월 업무를 시작하면서 첫 우표인 문위우표를 발행했다. 대한민국 정부 이름의 첫 우표는 1948년 8월에 발행된 ‘대한민국 우표’다.
북한은 1946년에 ‘우표도 우리나라 현실과 인민의 생활감정에 맞게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무궁화와 금강산의 삼선암이 그려진 우표가 발행됐다. 같은 해 8월에 태극기를 배경으로 김일성 주석이 우표에 처음 등장했다.
남북 모두 6.25전쟁 중에도 우표를 발행했다. 특히 북한은 인민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우표를 다양하게 발행했다. 북한매체는 전쟁기간 총 31종의 우표가 발행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의 우표들은 사회주의 체제의 선전을 근간으로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북한의 우표에 노동자들 모습이 많이 담겨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북한 우표를 보면 대외 관계가 보인다?
북한 조선대백과사전은 우표를 ‘우편요금을 대신해 지불하는 것으로 우편물에 붙이는 종이증서’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지도자 일가의 업적을 강조한 우표들은 물론이고, 정치적 목적과 사상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표를 보면 북한의 대외관계를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소위 ‘반미 우표’는  6.25전쟁 중인 1952년에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꾸준히 발행되어 오다가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던 2018년부터 발행이 중단됐다. 사실 전자우편이나 메신저 등 인터넷통신의 발달로 우표사용량이 크게 줄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우표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인 2012년 태양절에 조선우표박물관을 개관했고, 태양절이나 광명성절, 당 창건기념일 등에는 ‘조선우표 집중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선우표사의 해외지사를 확충하는가 하면 조선 우표사의 인터넷 쇼핑용 대외 홈페이지를 개설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북한은 각종 국가 기념일에 우표발행과 전시를 통해 체제선전은 물론 대내외적인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 통일된 한반도의 모습이 담긴 우표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너무 멀지 않은 날이기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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