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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시대의 스포츠

#한반도 리포트 l 2023-08-16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지난 5월 11일 한국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 '엔데믹'(endemic)을 선언하면서 코로나19에서 벗어난 온전한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은 미뤄뒀던 여행, 모임을 재개하는 등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북한 상황도 우리와 비슷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하며 대규모 체육 행사를 중단했던 북한이 최근 다양한 체육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스포츠를 활성화하는 북한의 행보에는 어떤 뜻이 있을까?  
김정은 시대의 스포츠 정책과 생활 스포츠는 무엇이 있는지 성문정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원과 살펴본다.

김정은 시대 들어 강조된 북한의 체육 강국 건설 
2011년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북한은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체육 정책이다. 집권 직후인 2012년, 체육정책과 체육사업을 총괄하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발족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체육 강국 건설’을 국가적인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 스포츠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북한은 2013년 강원도 원산에 개장한 마식령스키장 등 각종 체육 관련 시설을 건설했다. 전국 각지에 수영장, 배구장, 롤러스케이트장도 조성하고, 다양한 국제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2015년에는 신년사를 통해 체육 분야 발전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1990년대 스위스 유학 시절, 미국 프로농구(NBA)를 보며 농구팬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권 이후 미국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화 등 문화 예술을 체제선전과 내부 결속에 활용했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스포츠로 체제를 다지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역도 종목에서 우승한 선수 림정심 등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북한 선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공을 지도자에게 돌리는 것이다. 최고의 순간, 선수들이 하는 충성 발언은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결속시키는 측면이 있다.

체제 유지의 수단인 체육
북한은 오래전부터 스포츠를 정책적으로 이용했다. 북한 체육의 기본 목표는 신체발전을 통한 노동력, 국방력 강화, 그리고 집단주의 정신의 함양이다. 스포츠에서 ‘우리’를 강조하는 집단정신은 북한의 체제 유지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체육이 갖는 의미가 다르다 보니 주민들이 즐기는 생활체육에도 한계가 있다.
북한은 생활체육도 국가가 주도한다. 매월 둘째 주 일요일을 ‘체육의 날’로 지정해 다양한 체육경기를 진행하고, 학교와 일터에서는 이른 아침이나 휴식시간을 이용해 집단 체조를 실시한다. 지역 및 단체별로 각종 체육경기를 가질 것을 결정하는 등 체육의 대중화와 생활화도 독려하고 있다. 물론 북한도 필라테스, 승마, 스쿼시, 포켓볼 등을 대중 체육 활동으로 홍보하고 있다.
올봄에는 ‘평양 볼링관’에서 ‘봄철 볼링 애호가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30년 전만 해도 서구의 퇴폐적인 오락으로 간주했던 볼링이 이제는 생활체육 반열에 올랐다. 
볼링의 대중화는 1994년 전문 볼링장인 ‘평양 볼링관’이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 볼링장에서는 2005년 ‘국제볼링초청경기대회’도 열렸지만, 아직은 외국인 또는 특정 계층만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 노동신문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생활체육 종목은 배구, 농구, 탁구 등이다.
북한의 인기 스포츠는 한국과 비슷하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축구가, 겨울에는 농구가 각광받는 스포츠다. 특히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후 삼삼오오 모여 축구를 할 만큼 축구의 인기는 높다. 그래서 북한이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체육 단체에서도 축구, 배구, 농구 등을 주력으로 한다. 올해 들어 북한은 800여 명이 참여한 탁구 경기, ‘전국 농업근로자 배구경기’ 등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침체됐던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스포츠라는 카드를 꺼내든 북한. ‘체육 강국 건설’이라는 기치 아래 단체 체육 활동을 강조해온 북한이 스포츠의 활력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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