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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2023년 재외동포문학상 시 대상 〈아버지 도널드〉 이병석

#글로벌 코리안 l 2023-12-08

글로벌 코리안

사진 제공 : 이병석
2023년 제25회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 
<아버지 도널드> 이병석 
2023년 ‘제25회 재외동포문학상’에 33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지난 6월 출범한 재외동포청 주최로 처음 열린 올해 문학상 공모에는 총 6개 부문(시, 단편소설, 체험수기, 수필, 청소년 글짓기(초등&중고등)에서 35개국 700여 편의 작품이 응모됐고, 미국, 카자흐스탄 등 14개국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시 부문의 대상은 〈아버지 도널드〉를 쓴 이병석 씨에게 돌아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태권도사범이기도 한 이병석 수상자를 만나본다.


아버지 도널드
             - 이병석 

Spring Street 구두 수선장이 도널드는
1951년 열아홉의 나이에 가죽목(Leatherneck) 미 해병이 되고, 
생전 처음 들어본 Korea
그들의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그가 투입된 전투는
작전명 “펀치볼(Punch Bowl)”이다. 
한밤중 전투에서 벙커에 날아든 포탄에
파편이 그의 허벅지를 관통하며
거친 걸음걸이의 주인이 되었다.

Spring Street 그의 가게는
삼삼오오 찾는 옛 전우들의 거친 언어들이 있고 
망치와 샌딩머신이 연주를 하며
본드 냄새가 사람을 취하게 하는 곳이다. 

우린 첫 만남에 친구가 되었고
난 그를 아버지 도널드라 불렀다. 
그렇게 미 해병 전우들의 조카가 되었다. 

미국 생활 초년생
스물하나 나이에도 운전을 할 줄 몰랐다. 
그런 나를 위해, 아버지 도널드가 운전연습 가자셨다.
"미국에서 운전은 아버지에게 배워야 하는 거야" 하시며
그의 애마 트럭을 몰고 왔다. 
우리가 향한 곳은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드넓은
잡초들의 벌판이었다. 

운전대를 나에게 주시며 말 하셨다. 
“가고 싶은 데로 가라, 달리고 싶은 데로 어디든 가라. 
이 안에선 장애물은 없다. 넌 구름이고 바람이다. 
여긴 허락되어진 네 공간이다.”

잠시 떨리던 손은 열쇠 구멍을 찾았고
핸들을 붙잡고 있던 손에는 이미 땀이 고였다. 
시동을 걸자 들려온 그의 목소리, 
“My Son! I am on your side, Go, Just Go”

브레이크를 누르고 있던 나의 발이 천천히 움직인다. 
그리고 액셀레이터를 조심스레 밟았다. 
그의 오랜 친구 트럭이 움직인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벌판을 향하여 트럭이 간다. 
긴장이 온 근육들을 점령해 버린 지 오래고
나의 시선은 앞만 보았다. 

풀잎이, 
바람이, 
트럭 범퍼를 지나 윈실드를 넘어간다. 
나를 점령한 긴장이 조금씩 내려갔다. 
난 그렇게 운전을 시작했다.

이병석 태권도 사범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30년 이상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태권도 세계화에 앞장 서고 있다. 
미국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며 사회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훈장을 두 차례나 받았다. 미국 공화당 노스캐롤라이나 주 상공회의소 명예의장을 지낸 바 있다. 

7남 1녀 중 5번째 아들로 태어난 이병석 사범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은 1986년 12월 24일. 형의 도장에서 사범 생활을 하다가 2년 후 노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서 자신의 도장을 열었다. 

문학상 도전은 아내의 등단이 계기가 됐다. 잊고 있던 글쓰기 욕망이 다시 생겨 도전에 나섰고, 값진 결과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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