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30일 징용 소송 문제 등 현안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 전날 재개된 외교 국장급 협의에 대해 "일정한 의의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카이 마나부 일본 관방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국장급 협의에 나선 양측의 주장에 변함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옛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징용 피해자) 문제를 비롯한 한일 간의 모든 과제를 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그런 점에서 "일정한 의의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번 협의는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달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전화 회담을 통해 실무 차원의 의사소통을 하기로 합의한 결과로 이뤄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직전 국장급 대면 협의 때인 지난 2월에 이어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또 한국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선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전화 회담을 한국이 먼저 요청한 점이 고려됐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스가 총리가 취임 8일 만인 지난달 24일 문 대통령과 통화한 것이 다른 주요국 정상과는 다르게 일본 측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수시로 밝혀 왔는데, 이번 국장급 협의를 계기로 이를 또 강조하는 모양새를 연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 소식통은 "정상 간의 전화 회담과 국장급 협의 형식을 연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다키자키 국장은 2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양국 현안에 대한 일본 측의 해결 의지가 높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스가 총리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번 국장급 협의는 지난 6월 24일 화상으로 진행된 이후 4개월여 만이었습니다.

또 대면 협의로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2월 6일 서울 회동 이후 8개월 만에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