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선 할머니들

아픔을 딛고 평화와 인권을 외치다

김복동(90)할머니는 열네 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되어 중국 광둥, 홍콩, 수마트라, 자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끌려 다닌 '위안부' 피해자다. 할머니는 1992년 정부에 피해자로 등록한 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와 일본순회증언집회 등에 참가하면서 평화와 인권을 외치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역사의 피해자가 되어 숨죽이며 살아왔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자신의 과거를 알리려 하지 않았던 할머니들은 더 이상 피해자로 머물러 있지 않고 세계 각국을 돌면서 일제의 만행을 증언하는 살아있는 증언가로, 또 같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다른 나라 여성들의 아픔을 보듬는 여성운동가, 평화 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38명. 생존자는 48명(국내 43명· 국외 5명.2015년 7월 현재)에 불과하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89세다.

출처 :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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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김복동 할머니는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일본 정부로부터 받게 될 법적 배상금 전액을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데 쓰겠다는 뜻을 밝히며 ‘나비기금’의 설립자가 된다. 나비기금은 현재 베트남과 콩고의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 공부를 제대로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었다는 김복동 할머니는 2015년 6월, 평생 모은 재산 5천만 원을 분쟁지역 피해 아동과 평화활동가를 양성하는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2015년 5월, 김복동 할머니가 '국경 없는 기자회'와 프랑스 AFP 통신이 함께 선정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영웅 100명'에 선정됐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자유영웅 '100명'을 선정해 그들의 사진이 담긴 화보를 펴냈고, 김복동 할머니는 남아프리카 넬슨 만델라, 미국의 흑인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등과 함께 세계 자유영웅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 :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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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말, 미국 의사당 앞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한국과 미국, 중국의 시민단체들과 아베 총리가 의회에서 과거 침략과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시위를 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시위 직후 아베 총리가 연설하는 의사당에 입장해 아베 신조 총리의 발언을 지켜봤다.

이용수 할머니는 1943년, 16살에 집에서 잠을 자다 납치돼 대만으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다. 해방 후 피해의 고통으로 사회와 담을 쌓고 살았던 할머니는 2007년 2월 15일 미 의회 사상 최초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의 증언을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을 두루 돌며 일본의 만행을 알리기 위한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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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지켜보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던 이용수 할머니(88)가 홀로코스트 생존자 할머니와 4년 만의 뜻 깊은 재회를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011년 뉴욕을 방문해 에델 카츠, 한네 리브만 두 명의 홀로코스트 생존 할머니와 역사적인 회동을 한 바 있다. 이 날 만남에서 두 사람은 "서로 같이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 "같은 고통을 겪는 입장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같은 마음 아니냐"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다.

출처 :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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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위안소)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고 도살장이었다." (미군 버겐카운티 ''위안부' 기림비' 앞)
"조국은 해방을 맞았지만 우리는 해방되지 않았어요.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입니다." (독일 베를린공대 증언회)
"강제로 끌려갔는데 돈 받고 갔다고 한다. 그럼 내가 돈이라도 많이 벌었어야 하는데 나를 보라." (일본 교토공대 증언회)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8) 할머니가 해외에서 한 증언이다. 2차 세계대전중인 14살 때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 피해자가 된 이옥선 할머니는 전쟁에 패한 일본이 '위안부'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지 않아 중국에서 2000년까지 살았다. 할머니가 귀국했을 때 이미 사망신고가 돼 있었다.

여든을 훌쩍 넘긴 이옥선 할머니는 2002년부터 고령과 지병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인권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로하다.

2014년 8월 한국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집전한 명동성당 미사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초청했다. 교황은 이날 초청된 할머니들에게 묵주를 하나씩 선물했고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할머니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위로했다.

영상 : K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