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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쿄올림픽 불참”…‘AGAIN 평창’ 물거품

주간 핫이슈2021-04-07

ⓒYONHAP News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올림픽 계기 남북 대화와 한반도 정세 반전 등 이른바 ‘어게인 평창’ 기대가 사라지게 됐다.

정부는 그동안 도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의 계기로 삼을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고, 일본 측도 올림픽을 남북·북미·북일 간 대화의 계기로 삼아 대회 흥행을 기대했었다.


북한 올림픽 불참 선언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 홈페이지는 6일 ‘조선올림픽위원회’ 총회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을 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는 것이다.

총회는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당시 북한은 “조선올림픽위원회의 지난해 사업총화와 올해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지만, 올림픽에 불참하겠다는 결정은 밝히지 않았었다.


‘어게인 평창’

‘어게인 평창’이란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미일 대화 물꼬를 트고, 이로써 한반도 정세의 대전환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말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의 대회 참가를 계기로 김여정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방한, 대화의 물꼬를 텄고, 이후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까지 열렸다. 이로써 한반도 데탕트가 실현되는 듯했으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이후 고위급 실무접촉 등까지 지지부진, 한반도 정세는 다시 교착 국면에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이 한국 일본 미국 등 이해 당사국 모두의 좋은 계기로 기대를 모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과 북일관계을 위해,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반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코로나19로 위축된 올림픽 흥행을 위한 빅 이벤트로 ‘어게인 평창’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도쿄올림픽이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배경과 전망

코로나19는 표면적인 불참 이유이고, 실제로는 녹록치 않은 북일관계와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개시 당일 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고, 일본은 이를 비난하면서 긴장이 조성되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일본인 납북 문제 해결을 거론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별로 얻을 것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는, 아직 대북정책 기조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꼼꼼한 단계별 실무협상을 중시하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도쿄에서 미국에게도 크게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도 임기 말에 접어들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래가 모두 불투명해 보이는 셈이고, 따라서 코로나19 위험을 무릅쓰고 도쿄까지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 임기 내에 남북관계도 의미있는 변화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