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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호 관계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북한의 친러 외교 행보

2020-05-21

ⓒ YONHAP News

북미 관계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도 '친서 외교'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의 제 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는데요.

김 위원장이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축전을 보낸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5년 만입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입니다.

 

<이종훈. 남> 북한식으로 파시즘을 격멸하는 정의의 대전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룩한 것이다, 이렇게 평가를 해줬고. 그러면서 북러 관계가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는 성전에서 전우의 정으로 맺어진 나라다, 그러니까 군사적으로도 굉장히 긴밀한 나라다, 이런 얘기도 하고. 최근에 여러 가지 어려움과 관련해서 극복하는 과정 등에 대한 얘기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러시아를 건설하고 세계적인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한 투쟁 에서도 러시아 인민, 그리고 푸틴 대통령이 반드시 승리를 거두게 되기를 축원한다,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제 친서 외교의 효과를 스스로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고 그래서 전방위적으로 친선 외교를 전개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매체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우호관계를 띄우고 보도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지난 17일, ‘날로 강화 발전되는 조선과 중국, 조선과 러시아 친선협조 관계’라는 글을 통해 전통적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의 우호 관계를 재차 강조했는데요. 특히 북러관계에 대해서는 “전우의 정으로 맺어진 친선의 고귀한 전통을 이어 온갖 도전과 시련을 이겨내며 더욱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 정상 간 회담과 친서 교환을 ‘증표’로 제시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북한 매체를 활용해 대내외적으로 친러외교를 부각시키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종훈. 남> 북미관계 개선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고, 그래서 북미 정상회담이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 나올 정도의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만약 개최가 된다고 전제한다면 이번에는 확실하게 뭔가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고요. 그와 관련해서 약간 지렛대가 필요한 상황이죠. 그동안은 군사적 도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라든가 핵실험이라든가 이런 극단적인 카드를 통해서 지렛대를 획득을 해 왔다면 이게 더 이상 실효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역시 외교로 돌파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과 러시아의 배경을 힘으로 활용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서 실리를 취하려는 그런 의도가 하나 좀 있고요.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북러 국경 무역이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타격이 심한 거죠. 이것을 빨리 복원시켜야 한다, 이런 필요성도 함꼐 작용하고 있는거죠.


실제로 북한과 러시아의 지난 2월 무역액이 전년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소리 방송이 지난 13일에 보도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2월 러시아 수출액은 8천만 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95.9%나 감소했는데요.


<이종훈. 남> 지난 1월에 교역이 14만 달러 정도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6천달러 대비해서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다는 거죠. 절대 수치만으로 비교해 보더라도 북러 간의 교역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러시아가 중국 다음으로 북한의 중요한 최대 교역 국가입니다. 그런데 지금 최근에 급속히 줄어든 그런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거를 빨리 좀 복원 시켜야 할 필요성, 이런 것들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또 러시아 쪽으로 북한이 인력 송출도 전통적으로 많이 해오지 않았습니까? 사람들로부터 외화획득을 많이 해 온 그런 측면이 있는데 이거 역시 지금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거죠. 그런 부분도 빨리 좀 복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집권 후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후 양국은 해외 노동자 파견 문제, 유엔 대북제재 완화 문제 등에 대한 협조를 강화했고 또 군사와 경제 분야에서 고위급 교류도 이어갔습니다. 북미 비핵화 협상 핵심인사 중 한 명인 당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제1차 북러 전략대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회담을 하기도 했는데, 북한과 러시아가 ‘전략대화’라는 형식으로 회담을 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북한과 러시아는 다양한 협력을 강화하면서 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종훈. 남> 러시아는 북한 정권이 탄생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기여를 한 나라로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일성 전 주석이 북한 내에서 집권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 당시에 러시아 군이 북한에 진주해 있으면서 러시아 내에서 군사활동을 했고 항일 활동을 했던 김일성 전 주석을 지도자로 선택하고 밀어준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에도 군사 무기를 지원 한다든지 그런 일련의 관계들이 있었던 것이고요. 그렇게 보면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역사적인 관계가 있는 거죠.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중국과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도 러시아 카드가 필요합니다. 두 나라 간에도 서로 협조를 하면서도 두나라 사이에서 약간의 등거리 외교를 함으로 해서 양쪽에 도움을 더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그런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거죠. 보기에 따라서는 약간 위험한 줄타기 일 수도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불가피하게 두 나라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그런 외교를 전개해 갈 수밖에 없고요.


그렇다면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위한 북한과 러시아의 공통 분모는 무엇일까요.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북러 관계에서 윈윈할 수 있는 핵심은 ‘북한의 노동력’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노동력으로 인건비를 대폭 줄이고, 북한은 러시아에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서 외화 벌이를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종훈> 북한은 역시 외화벌이를 기대하는 거죠. 벌목공, 공사 인부, 이런 인력 수출. 최근 들어서는 북한 인력이 러시아에서 일을 하고 있는 범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거든요. 농장에 가서 일하고 이런 식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인력 수출을 아마 더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 같고요. 그와 더불어서 러시아 쪽에서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북한을 경유해서 한국에 가스를 수출하는 부분에 가장 관심이 있어요. 그리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 하고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러시아 내에서 덜 발전된 북동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또한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러시아를 지렛대로 자신들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제재 완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으로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성실한 의무 이행에 대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종훈> 북한으로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후원자로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과정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당연히 유엔 안보리에 포함된 국가들이 때문에 기여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겁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라고 전제 했을 때 유엔 안보리 쪽에서 그걸 조금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중국과 러시아가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면 북한으로서는 더할 나위가 없겠죠.


러시아는 북한의 이같은 지원에 전략적으로 응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입지를 다지고 미국을 견제하는 외교를 펼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친러 외교를 통해 남북 대화나 북미 대화에는 ‘버티기’ 전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는데요.

이같은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 정부는 어떤 방안을 고민해야 할까요.


<이종훈. 남> 우리로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상태로 가게 된다고 한다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거죠. 왜냐면 그걸 활용해서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나라에 대해 또 다른 카드를 내 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부담감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는 겁니다. 이런 부분들을 줄타기를 잘 해야는 상황이다. 그런데 과거와는 달리 러시아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우리와 경제적으로 상당히 밀접도가 높아졌다는 거죠. 그것은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야 할 부분도 생겼다는 거예요. 그런 것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역시 러시아와 북한간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양쪽을 자극을 하면서 서로 일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도록 그렇게 하면서도 동시에 남북한 관계 개선, 기타 핵문제 해결, 이런 부분에서 북한이 정상국가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를 해내는 식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경제적 위기가 닥친 이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북한의 행보가 남한의 대북 협력 구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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