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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추진 중인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둘러싼 기대, 우려

2020-06-04

ⓒ YONHAP News

앞으로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북한 주민을 접촉할 때는 정부에 신고만 하면 되고 지방자치단체는 남북 간 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돼 직접 대북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통일부 장관이 접촉 신고를 받은 뒤 남북 교류협력이나 국가안전 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앞으로 이 내용이 삭제되는 겁니다.

통일부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는데요.

최영일 시사평론가로부터 남북교류협력법이란 무엇이고, 이번에 어떻게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지 자세한 내용을 들어봅니다.


<최영일> 1989년부터 남북교류를 위한, 남북 간 민간의 접촉, 자유왕래, 그리고 교역, 통신 사무 등을 미래에 해결해 나가기 위한 남북교류협력법이 추진됐고, 1990년에 이 법이 처음으로 제정 됩니다. 남북 정상 간의 회담과 함께 남북교류의 시도는 계속 이어 왔는데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효적인 법 제도가 미비하다. 그래서 통일부가 이번에 30년 만에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내게 된 거고요. 구체적인 부분은, 남북 간에 합작 사업을 할 수 있는 기업간 교류, 근로자 교류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고, 금융거래 부분도 남북 정부가 허용하는 선에서 이 거래 자체를 허용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남북 지역 간에도 광물이나 또는 수산자원 등 이런 부분들에 대한 사업권을 공유하고 함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남북 민간 기업간의 인적자원과, 광물, 수산물 자원, 그리고 금융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 차례 시도된 바가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정부 개정안이 국회 때 제출됐지만 20대 국회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는데요.

정부가 이번에 법 개정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독자적 남북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는 지자체와 민간단체, 개개인의 대북 접촉 절차를 간소화 하면 남북협력사업 추진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 본 것인데요.


<최영일> 남북교류협력 법이 만들어져 있어서 남북간 왕래, 접촉, 교류,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동 사업이나 거래 이런 부분들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는 염원이 점점 높아져 왔지만, 실제적으로 구체적으로 벌어진 사례가 일부 특수한 영역이나 아니면 과거 개성공단 정도에서 볼 수 있지만 이것이 일반화 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남북 간의 교류와 공동사업, 합작사업, 그리고 인적자원의 왕래와 금융거래가 보다 더 확대되기 위한 준비를 정부 차원에서는 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물론 2018년에 남북관계가 굉장히 왕성하고 활발하게 열려 나가는 것에 비하면 그 이후 핵문제와 북미 관계 교착 때문에 좀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만, 결국 언젠가는 모든 문제들은 뚫려야 하고 열려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법령,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을 30년 만에 개정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우려되는 내용들로는 북한과 교류협력의 장벽을 너무 낮추면 안보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대북제재에 대부분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불신을 살 수 있다, 원활한 대북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미국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북미간의 비핵화 교착 상황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타이밍’입니다.


<최영일> 이것을 과거에 해봤으면 좋았고, 아니면 시간을 더 두고 검토해서 하면 좋은데, 통일부가 왜 하필 지금 이 법 제도적인 정비, 입법 개정을 서두르는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면 현재 타임이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핵을 전면적으로 포기하라.", 북한의 경우에는 "그렇다면 먼저 체제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인 제재를 해제하라." 서로간의 선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지난해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이 풀리지 않으면서 유엔을 필두로 한 유엔 차원의 대북 경제제재가 고강도로 이어지고 있고요. 여기에 미국은 더 고강도 제재를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통일부는 오래된 남북 협력 교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고 이게 정부의 의지거든요. 이것이 너무 선제적으로 가는 경우에는 북한의 숨통을 틔워 줘서, 지금 전 세계가 함께 공조하면서 북한이 핵을 내려놓을 때까지 고강도 경제제재를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정부만 다른 결의 목소리를 내고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한편으로는 이 같은 시각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큽니다.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은 기존 법에서 너무 지나치게 규제하는 내용을 일부분 수정한 것일 뿐이라는 의견인데,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위해 신고 및 허락을 하는 과정은, 해외에서 북한 주민이나 근로자 등 우연한 접촉 기회가 많아진 요즘 상황에서 구시대적 규제에 가깝다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개정안을 통해 오히려 지방자치단체가 대북 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하면서 특정 단체나 중개인을 끼며 발생하는 비용이나 불투명한 소통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우리 정부의 개정안 추진을 지지하는 여론도 뜨겁습니다.


<최영일>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의 내용, 그리고 국제적인 기류, 우려사항, 이런 것들을 통일부를 비롯해서 우리 정부가 모르고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당연히 알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다 판단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에서 올해부터 밝히고 있는 방침은, 남북 간 협력을 우리끼리 추진할 수 있는 대목 들을 찾아서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 그렇다고 해서 국제적인 대북제재 공조에서 우리가 따로 뛰어 나가서 독자 행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일반적으로, 상식적으로 기존의 남북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틀을 파격적으로 뛰어넘는 행동은 결코 나오기는 어렵다,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겠고요. 전문가들의 우려와 의견들을 정부는 충분히 수렴한 상황에서 우선 법 제도 정비 차원에서 이번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또한 대북 제안에 호응하지 않는 북한을 끌어내는 방법도 충분히 수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북한 선전매체가 지난 1일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에 나선 통일부를 향해 "그들의 대북정책에는 진실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고, 다음날인 2일에도 우리민족끼리, 서광, 메아리 등 북한의 대외선전매체들은 일제히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을 남한 정부에 돌리며 강한 비난을 했는데요.

북한은 왜 남북교류협력의 손을 내미는 우리 정부에 계속해서 비난의 화살을 쏘는 걸까요.

최영일 평론가는 북한의 이같은 메시지를 역설적으로 해석합니다.  


<최영일> 우리가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달라’라고 하는, 상당히 절박한 요구의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해석되는 겁니다. 북한은 지금 경제상황이 악화일로로 가고 있고요. 그러면 우리 정부 차원의 경제적인 지원이 절박하게 필요할 수도 있고, 자신들의 편을 들어줄 수 있는 그런 파트너를 찾고 있는 상황일 수 있는데,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죠. 북한이 보기에도 결국은 남쪽이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한 이 한계 상황을 넘어가기 어렵겠구나. 그렇다면 북한도 사실은 우리 정부를 움직이기로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인데, 북한의 기존의 자존심으로는 북한이 힘들 때는 힘드니까 도와 달라는 얘기는 결코 하지 못합니다. 우리 정부는 초연하게 대응하고 있어요. 북한의 관영매체에서 나온 얘기는 아니지 않느냐. 대외 선전 매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간을 보거나 분위기를 띄우거나, 어떤 역공작을 할 때 주로 동원되는 매체들이라는 점을 우리가 직시해 본다면,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은 이것과 좀 다르게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대외선전 매체들의 도발에 대해서는 크게 반응 하지 않고, 가치를 두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통일부는 흔들림 없이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며 "차분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남북관계를 준비해나갈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이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공청회와 입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연내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인데요.

국회에서는 여야 간 찬성과 반대에 대한 격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영일> 안보상의 문제 등으로 여야가 이 법안의 통과에 대해서 토론을 하게 되더라도 모든 입법 토론은 어차피 찬성과 반대의 이유들을 서로 충분히 논의하고 상호 설득을 하고 합의에 도달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남북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개정안의 내용은 충분이 정치권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봅니다. 충분히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하고 표결을 하고 처리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저는 반대 의견 까지도 적극적으로 개진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또 문제점이 있다면 개정안 자체를 국회에서 또 추가적으로 손 볼 수도 있고 수정할 수 있겠죠. 논의가 올해 시작된다면 남북관계의 물꼬를 저희가 잘 보면서 연말연초 경에는 이 법안이 처리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30년 전에 제정된 남북교류협력법안은 긴 시간이 지나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야 하는만큼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각종 논란과 다양한 우려의 시선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는 남북교류협력의 법적 기반이 시대에 맞는 든든한 모습을 갖추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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