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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으로 평양읽기

2022-02-02

ⓒ Getty Images Bank

북한의 수도 평양을 ‘평해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평해튼, 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로 평양을 초고층빌딩이 밀집한 맨해튼에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실제로 평양은 스카이라인이 눈에 띄게 달라질 정도로 초고층 빌딩들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건축을 사회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건축을 통해 본 평양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대 건축학과 안창모교수와 건축을 통해서 평양을 들여본다. 


서울 VS 평양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북한의 수도 평양은 모두 오랜 전통을 가진 역사 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은 600여 년 전 조선의 수도로 오랫동안 정치와 역사, 문화의 중심지였다. 한편, 평양성이 있던 평양은 고구려의 마지막 수도였던 곳이다. 

한반도는 근현대기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북 모두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옛 모습이 많이 훼손됐고, 6.25 전쟁 동안 많은 건축물들이 파괴됐다. 그리고 70여 년 후 서울과 평양은 서로 다른 도시가 됐다. 

평양은 이상적인 사회주의 도시로 설계됐다. 사회주의 도시계획의 특징 중 하나는 도서관이나 극장 같은 공공문화시설이나 광장공간을 중요시하는 것인데, 평양도 중심부에 김일성 광장이 위치한다. 

1954년에 착공된 광장은 화강석으로 포장된 넓은 직사각형의 주광장과 보조광장, 그리고 주석단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넓이는 75,000㎡에 10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북한의 상징적인 공간들

뉴스를 통해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 하는 장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김일성광장은 군중대회를 비롯해 주요한 정치 문화행사와 군중 궐기대회 등이 수시로 개최되는 북한 최대의 대중선전 장소다. 


인민대학습당은 북한의 국립중앙도서관으로 1982년에 완공됐다. 10만 제곱미터에 10층 규모의 콘크리트 한옥 형태로 600여 칸의 방이 10개 동에 구분되어 있다. 3천만 권의 장서를 보관할 수 있는 서고와 6천 석의 좌석을 가진 20여개의 열람실 등을 갖추고 있다.


북한에선 체육시설도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설한 능라도의 5.1 경기장이 대표적이다.


평양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호텔이다.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프레스센터가 입소한 곳이 고려호텔이다. 1985년 개관한 고려호텔은 북한을 출입하는 외국인들이 주로 머무는 곳이다. 그리고 대동강 한 가운데 양각도에 위치한 양각도 국제호텔은 현재 북한에서 운영중인 가장 호화로운 호텔로 꼽힌다..

평양호텔 중 가장 유명세를 많이 탄 호텔은 유경호텔이다. 105층 규모에 객실이 3000개 정도라고 한다. 1987년에 착공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중단됐고, 이후 공사재개와 중단을 거듭하면서 개장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현재는 금속과 유리로 외관을 꾸미고, LED조명을 달아 야경쇼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평양 대동강에 위치한 '쑥섬'엔 ‘과학기술전당’이 있다. 2015년에 완공된 이곳은 인민대학습당을 능가하는 규모라고 한다. 과학기술전당은 위에서 보면 핵 원자모양으로 되어있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이 된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평양의 건축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평양에는 창전거리, 은하과학자거리,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미래 과학자거리, 여명거리 등이 조성됐고 전에 없던 초고층건물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곳엔 북한의 상위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산다고 해서 해외 언론들은 평양을 소개할 때 뉴욕 맨해튼과 비교해 평해튼이라고 불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하면서 평양의 건축에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해 ‘김일정-김정일주의 청년동맹’ 대회장으로 사용됐던 류경정주영 체육관은 남북체육활성화를 위해 설계와 기술인력, 주요 자재는 현대 측에서 노동력과 현지 조달이 가능한 자재는 북측에서 공급해서 건설했다. 2003년 준공식엔 농구경기와 통일음악회가 열렸고, 2013년에 열린 세계역도대회에서는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돼 주목을 받았다. 또 2018년엔 ‘우리는 하나’라는 주제로 평양합동공연이 열려서 남북교류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리고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남북한이 함께 건설한 최초의 대학으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전형적인 사회주의 도시로 재건된 평양의 건축물들은 체제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해 규모와 상징을 강조해왔다, 최근엔 자본주의 영향으로 국제적인 트랜드가 반영된 건축물이 등장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