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반도 A to Z

이슈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개소

주간 핫이슈2015-06-23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개소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유엔의 현장 거점이 될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23일 문을 열었다.
개소식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 위치한 사무소에서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 주재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사무소의 주된 기능은 북한 인권 상황 모니터링, 기록, 증거 보존 등이다. 이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외부에 알리고, 관련국 정부나 시민사회의 관여를 많이 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물론 사무소의 중요한 역할이다.
북한인권사무소는 앞서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개설했다.

배경과 경과


북한인권사무소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지난해부터 북한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한 과정에서 나온 결실이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2월 1년간의 조사 결과를 담은 북한인권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반(反)인도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결론짓고, 책임 추궁 등의 후속 조치를 위한 조직 설치를 제안했었다.
이에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 권고를 반영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최고인권대표사무소(OHCHR)에 북한인권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기록할 ‘현장 기반 조직’을 설치하도록 요청했다. 이것이 바로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로 현실화된 것이다.
국내에 사무소를 두기로 한 것은 효과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것이다. 당초 스위스 제네바와 태국 방콕 등도 후보지로 검토됐으나, 역시 한국이 가장 적합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에 한국 정부와 유엔은 이후 사무소 설치 장소와 법적 근거 마련 등 개소를 위한 사항을 협의한 끝에 지난달 각서 교환을 통해 법적 준비를 마무리했다.

사무소 개소 의의와 북한 인권


북한 인권 상황이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불공정한 재판, 즉결 처형, 무엇보다도 종교와 정치적인 자유의 억압과 그에 따른 비인도적인 수용소 등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인권사무소 개소는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총의로 상설 조직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자료 축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책임’을 밝힐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된다. 그러므로 이는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다.
이 사무소가 다름 아닌 한국에 설치된 것도 의미가 있다. 모니터링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편의성에 더해 남북한이 모든 면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이 실제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그러나,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당장은 악재가 된다.
실제 북한은 이미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19일에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개설을 이유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불참을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다소 불편해진다고 해서 인권 문제에 침묵할 수는 없으며,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는 장기적으로 북한 인권 상황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