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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김정은 답방

주간 핫이슈2018-12-13

ⓒKBS News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올 연말에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이제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연내 답방 무산

그동안 연내 답방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관측은 수차 제기됐으나 청와대 관계자가 연내 답방이 어렵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은 9월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 포함된 합의 사항으로 청와대는 연내 답방을 적극 추진했다. 북측은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방남에 따른 경호·안전상의 문제와 함께 북미협상 난항으로 답방 시기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공개하는 등 조기 답방 실현을 위한 막바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고, ‘물리적인 마감 시한’, 즉 준비를 위한 마지막 시한으로 여겨졌던 지난 9일 답방을 “재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연내 답방이 어려워졌음을 시인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실상 연내 답방 무산 선언을 한 격이 됐다.


배경과 의미

물론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연내 답방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17일은 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7주기이고, 연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준비기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답방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답방 문제는 북미협상, 남북관계 등과 연계된 복합적인 문제다. 즉 북한 최고지도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경호 의전 등 온갖 실무적인 문제에 더해 방문 결과 내놓을 수 있는 성과물에 대한 고민도 크다는 것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내놓고, 남측이 상응하는 큰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북미협상에서 진전을 봐야 가능한 일이다. 즉 김 위원장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나 남측의 상응조치 모두 미국의 이해와 대북제재 완화 없이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북측의 우려 사항은 이른바 ‘최고 존엄’ 모독 우려다. 남측 보수진영이 김 위원장 서울 방문을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은 ‘최고 존엄 훼손’ 우려가 크고, 남측은 ‘남남 갈등’ 우려가 크다.


전망

이에 따라 이제 관심의 초점은 김 위원장 답방 실현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이냐 이후냐의 문제로 옮아갔다.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은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을 촉진할 것이라는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제 그것이 무산됐으므로, 역으로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김정은 답방의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북한 입장에서 북미회담 이전 서울 답방에 실익이 없을 것이고, 또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올 인’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