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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26일 오전 10시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양측 주요 인사 각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착공식은 실제 공사를 시작한다는 원래의 의미가 아닌 사업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착수식’ 성격으로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의 첫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착공식

착공식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의 착공사에 이어 침목 서명식, 궤도를 연결하는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착공식에는 남북관계와 교통 등을 다루는 장관급 인사, 정치인 등 남북의 고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또 남측에서는 개성이 고향인 이산가족, 경의선 남북 간 화물열차를 마지막으로 몰았던 기관사 등 행사의 의미를 더할 인물들도 초청됐다. 다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행사에 불참했다.

이 외에 정부가 추진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 관련이 있는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의 인사들과 아태 지역 개발과 관련된 국제기구 대표도 행사에 함께 했다.

남측 참석자들은 9량으로 편성된 새마을호 4201호 특별열차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 도라산역을 거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판문역에 도착했으며 북측 참석자들도 열차를 타고 왔다.

철도․도로 연결사업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는 남북 경협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남북 정상 간의 4·27 판문점 선언 합의 사항이다.

연결 대상은 서울에서 개성과 평양을 거쳐 신의주에 이르는 경의선 철도와 도로, 그리고 동해안을 따라 한반도를 종단하는 동해선 철도와 도로다. 경의선은 중국, 동해선은 러시아로 이어지므로, 연결된다면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완성되는 셈이다.

경의선 철도의 경우, 2004년 이미 연결돼 개성공단 화물열차가 운행된 바 있다. 그러나 북측 구간은 전반적으로 노후화가 심해 정상 소통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현대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의선은 1906년 개통됐으며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총연장 518.5㎞다.

동해선은 일제강점기 원래 부산에서 원산까지를 잇는 동해안 간선 철도로 계획됐다. 그러나 일제의 패망으로 건설이 중단됐고, 건설된 구간조차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으로 단절됐다. 동해선 철도의 경우, 남북 연결 외에도, 현재 건설 중인 남측의 영덕-삼척, 강릉-제진 구간도 완공돼야 완전히 연결된다. 남북 연결의 경우, 2007년 남측 제진역에서 북측 금강산역까지 25.5㎞ 구간에서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진 바 있다.

의미와 기대 효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은 남북 공동조사 단계에서부터 유엔의 대북 제재에 막혀 지연된 끝에 미국이 이 사업을 지지하고, 유엔에서 제재 면제를 승인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그러므로 착공식은 가졌지만, 당장 공사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물자와 장비 반입 등이 가능해져 실제 공사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공식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실질적으로도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 이뤄지면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고,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 동북아 긴장 완화 효과 등 많은 이익이 뒤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