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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활용론’

주간 핫이슈2019-02-21

ⓒYONHAP News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8일 앞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 정상 통화

문 대통령은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롭고 대담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현황과 미국과 북한간 협의 동향 등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회담 결과 공유와 후속 조치 등에서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은 그러나 경제 분야에 대한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통화는 북미정상회담 하나만을 주제로 이뤄졌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공조 방안에 대해 폭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의미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완화가 이뤄질 경우 한국이 남북경협 등을 통해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에 한층 적극적으로 제재완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다.

즉 그동안 남북경협은 북한 비핵화 실천 조치와 이에 따른 제재 완화의 ‘결과’로 이뤄지는 것이란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 문 대통령의 언급은 ‘결과’가 아닌 ‘도구’로 그 의미를 바꿔놓은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남북 경협을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의 하나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즉 상응조치의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카드’가 추가로 떠오른 셈이다. 이것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당의 새로운 전략 노선으로 제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반응과 전망

이같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 실리를 ‘손에 쥐어주는’ 것은 섣부른 전략이란 비판론도 나온다. 이로써 한국은 비핵화로 가는 여정에서 발언권과 영향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통화 후 기자들에게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볼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긴급한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함으로써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